'시장(市場)'이라는 단어는 요즘 썩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한다. 경쟁은 냉혹하고, 이윤 추구는 탐욕처럼 보이며, 실패한 자는 그 자리에서 도태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묻는다. 자유시장이 정말 좋은 것이라면, 왜 그렇게 잔인해 보이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우리는 250년 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로 잠시 돌아가야 한다. 1759년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국부론》보다 17년 앞서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을 세상에 내놓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미스를 보이지 않는 손의 경제학자로만 기억하지만, 그는 본래 도덕철학자였다. 그리고 그가 평생 씨름한 핵심 질문은 하나였다. 이기적인 인간이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 공감이라는 이름의 시장 원리 스미스의 답은 공감(sympathy)이었다. 그런데 그가 말한 공감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쓰는 감정이입이나 연민과는 조금 다르다. 그것은 타인의 처지를 상상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능력, 즉 공정한 관찰자(impartial spectator)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내면의 거울이었다. 시장은 바로 이 공감의 원리 위에서 작동한다. 빵집 주인이 매일 아침 빵을 굽
1936년 런던의 서점가에 등장한 불과 5실링짜리 한 권의 단행본이 세상을 바꾸어 놓았으니, 그것이 다름 아닌 20세기 최고의 경제학자 케인즈(John Maynard Keynes)가 쓴 『고용·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 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이었다. 『일반이론』은 출간되자마자 중판을 거듭하면서 현대 경제학의 체계와 방향에 일대 전기를 마련하였다. 케인즈는 1883년 6월 영국 케임브리지의 하아비가(街)에서 태어나 명문 이튼과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수학했다.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시장경제의 아버지’로 불리는 한편,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는 ‘거시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올해는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을 출간한 지 250주년이 되는 해이면서 케인즈가 『일반이론』을 출간한지 90주년이 되는 해이다. 또한 케인즈는 『일반이론』 출간 10년 후인 1946년 4월 21일에 서거해 바로 오늘이 케인즈 80주기다. 『국부론』 250주년 『일반이론』 90주년 그리고 케인즈 80주기를 맞이하는데도 한국은 수천 명 경제학자들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조용하기만 한 것이 이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과 2001년 WTO에 가입한 이후 고도성장을 기록하며 G2에 진입한 지 벌써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최근 여기저기서 민중의 시위가 빈발하고 있다. G2 경제 대국에서 이러한 일이 어떻게 발생하고 있는 것인가? 중국 경제가 직면한 복합적 위기는 단순한 경기 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수십 년간 지속된 국가자본주의 모델의 구조적 결함과 정치적 통제 강화가 맞물린 거대한 시스템의 균열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은 내부적인 재정 붕괴와 외부적인 고립이라는 ‘완벽한 폭풍’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가 자본주의의 한계와 시장 원리 무시 중국 공산당은 시장경제의 외피를 썼지만, 본질적으로는 당이 자원 배분을 결정하는 국가 자본주의를 고수해 오고 있다. 과거에는 이것이 빠른 성장의 동력이었으나, 현재는 독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당의 기업 감시가 강화되고 '반간첩법' 등 비시장적 규제가 남발되면서, 민간의 창의성은 억압되고 기업가 정신은 위축되었다. 특히 알리바바와 같은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고강도 규제는 중국 경제의 역동성을 꺾어버렸으며, 이는 결국 서방 자본의 디리스킹(De-risking)과 디커플링(De
대혼돈의 시대다. 대외적으로는 중동전쟁이 세계를 흔들고 있다. 유가가 급등하고 물가는 상승하고 환율도 급등하고 금리도 오르며 주가는 곤두박질치더니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소식에 유가도 하락하고 환율도 진정되고 주가는 다시 오르고 있다. 그러더니 하루도 지나지 않아 휴전을 앞두고 힘겨루기하는 미국 이스라엘 이란 등의 엄포에 금융시장은 요동을 치고 있다. 크게 보면 구 동유럽과 구 소련의 붕괴 이후 지속되어 오던 미국 일극체제의 지속여부가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이런 과정에서 전통적인 동맹인 미국과 나토의 관계마저 흔들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는 완전히 대혼돈의 시대다. 새 질서 탄생 전의 혼돈처럼 보이기도 한다. 대내적으로도 글로벌 혼돈 못지않다. 목전에 다가온 6.3 지방선거를 두고 공천 잡음 등 혼란이 고조되고 있지만 지방선거를 계기로 개헌도 한다는 소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5·18 광주항쟁과 부마항쟁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지방자치 강화 △계엄 요건 강화 등 이견이 적은 사안을 중심으로 개헌의 물꼬를 트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5·18 광주항쟁과 부마항쟁 등 역사적 평가가 아직 미흡한 사건에 대한
바야흐로 인공지능 시대다. 이번 미국 이란 전쟁은 인공지능이 수많은 데이터를 순식간에 분석해 정확하게 타점을 공격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금융도 마찬가지다.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의 발전은 금융의 새지평을 열고 있다. 금융 서비스 분야의 인공지능(AI) 혁신을 다루는 세계경제포럼(WEF)의 2025년 1월자 화이트페이퍼에서는 금융권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며 AI 도입을 선도하고 있으며, 특히 생성형 AI가 업무 자동화와 수익 창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고객 경험 고도화, 위험 관리, 그리고 소프트웨어 개발 효율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활용 사례와 가치 창출 방안이 제시되어 있다. 동시에 데이터 프라이버시, 사이버 보안, 규제 대응과 같은 중요한 도전 과제와 책임감 있는 AI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술적 변화에 맞춘 인력 재교육과 조직 문화의 변화가 성공적인 미래 금융 생태계 구축을 위한 필수 요소임을 명시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의 금융 산업은 자본이나 규모보다 데이터 활용 능력에 의해 경쟁력이 결정되는 데이터 기술 중심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금융사는 방대한 정보를 정교하게 분석하여 개별 고객의
아담 스미스(Adam Smith, 1723년 6월 5일~1790년 1월 12일)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영국의 정치경제학자이자 윤리철학자이다. 1723년 영국 스코틀랜드 커콜디에서 태어났다. 그는 글래스고우대와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한 후 글래스고우대에서 도덕철학을 강의하고 총장을 역임했다. 성서이래 가장 위대한 책으로 평가되고 있는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은 1776년 3월 9일 처음 발간되었다. 올해는 2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그 이전에는 중농주의 중상주의가 지배하여 금 은 등 물질적 부를 많이 축적하는 것이 국가 경제정책의 중심이 되던 시절이었다. 많은 서구열강들은 식민지를 경영하며 금 은 등 보화를 축적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정작 국민들의 생활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아담 스미스는 국부란 ‘국민들이 소비하는 생산물의 총량’이라고 규정하고 그 국부가 어떻게 하면 많이 증진되어 국민들의 후생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연구한 『국가가들 부의 본질과 원인에 관한 연구』 즉 『국부론』을 발간했다. 스미스 큰 기여는 “귀족 계층이 아닌 ‘모든 사람과 계층’의 번영(prospect for all)”을 위한 이론적
불과 두 달 전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기습 체포해 미국 법정에 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전격적으로 이란을 공습,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 48명을 폭살함으로써 미국에 대립각을 세워 온 외국 수장(首長) 2명을 연달아 끝장내는 면모를 보였다. 1979년 루홀라 호메이니의 이란 혁명 이후 이란을 37년 통치한 하메네이와 혁명수비대는 반미·반이스라엘을 내세워 핵 보유를 추진해온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행동을 감행하면서 내세우는 명분은 미국인의 생명 보호와 그 나라 인민의 독재자로부터의 해방이다. 다음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 전 ‘힘의 논리’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80% 이상을 매년 구매하는 최대 수입국으로 이란과 긴밀한 관계에 있다. 중국은 지난해 하루 평균 해상 수입 원유량의 13.4%인 138만 배럴을 이란에서 구입했다. 중국은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이란을 상대로 헐값에 원유를 수입할 수 있었다. 중국은 이란이 아닌 다른 산유국에서 물량을 늘리려면 연간 30억
딥페이크(deepfake)는 딥 러닝(deep learning)과 가짜(fake)의 혼성어로 인공 지능을 기반으로 한 인간 이미지 합성 기술을 이용한 가짜뉴스를 말한다. 음성이나 그림을 모조하는 기술은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딥페이크는 얼굴 인식 알고리즘과 인경신경망 기술과 같은 기계 학습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서 진실로 깜쪽 같이 오해할 수 있는 가짜뉴스를 생성해 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딥페이크가 허위 정보나 혐오 표현을 퍼뜨리거나 선거에 개입할 경우 그 파장은 국가사회적으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선거를 앞둔 딥페이크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내용에 따라서는 중대범죄 수준이 될 수도 있다. 2024년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2023년 3월, 트럼프를 제지하는 뉴욕 경찰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일련의 이미지가 등장했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공유되면서 일부 시청자는 이 사진이 실제 사진이라고 믿게 되면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에서도 2022년 대선 당시 후보의 아바타인 ‘AI 윤석열’이 등장해 무차별 확산되면서 선거 운동의 새로운 쟁점이 됐고, 이어 2024년 총선에선 여야 유력 주자가 죄수복을 입은 허위 합성 사진이 유포
최근 금융시장은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폭등하고 △주가 폭등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는 지속하기 어려운 “저성장 고주가 고환율”의 건전하지 못한 심각한 불균형 현상을 노정하고 있다. 통상 저성장기에는 주가가 하락하고, 주가 상승기에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러한 통상적인 현상이 뒤집어진 불균형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어 원·달러 환율이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할 경우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외채 만기 연장 어려움 증대로 외환부문에서 큰 위기 발생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발생한 위기가 1997년 12월 외환위기였다. 다시 위기가 발생할 것인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어 외환위기 후 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2009년 그리고 2020년 코로나 시기 등 위기 기간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잠재성장률도 하락 지속을 지속해 2040년 경에는 0%대 성장이 전망되고 있는 실정이다. 성장률과 잠재성장률 하락의 원인은 △일방적인 민주당의 국회
최근 한국의 주가시장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은 이례적인 이상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마치 언제 주저앉을지 모를 살얼음판을 걷는 모양새다. 지난해 한국경제 성장률은 1%로 환란기가 아니고서는 유례없는 저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로 인해 1인당 국민소득은 12년째 3만 달러를 지속해 결국 지난해에는 22년 만에 대만에 1인당 GDP를 역전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에 올라선 선진국들은 대개 4년 안팎에 4만 달러 선진국에 안착하고 있다. 한국처럼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고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3050클럽’의 선진국 6곳은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올라서는 데 평균 4년도 걸리지 않았다. 영국이 2년, 일본·프랑스·이탈리아가 3년, 독일이 4년 만에 4만 달러의 벽을 돌파했다. 대만도 2021년 3만 달러를 돌파한 지 5년 만인 올해 4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국만 유독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만큼 심각한 구조적 저성장의 늪에 빠져 4만 달러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든다. 지금이 가장 잘 산다는 ‘피크 코리아’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