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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칼럼

[오정근 칼럼] 위기는 반복될 것인가

‘시장의 신뢰를 얻는 정책’으로 대전환 해야… 골든타임 얼마 남지 않아

최근 금융시장은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폭등하고 △주가 폭등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는 지속하기 어려운 “저성장 고주가 고환율”의 건전하지 못한 심각한 불균형 현상을 노정하고 있다. 통상 저성장기에는 주가가 하락하고, 주가 상승기에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러한 통상적인 현상이 뒤집어진 불균형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어 원·달러 환율이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할 경우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외채 만기 연장 어려움 증대로 외환부문에서 큰 위기 발생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발생한 위기가 1997년 12월 외환위기였다. 다시 위기가 발생할 것인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어 외환위기 후 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2009년 그리고 2020년 코로나 시기 등 위기 기간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잠재성장률도 하락 지속을 지속해 2040년 경에는 0%대 성장이 전망되고 있는 실정이다.


성장률과 잠재성장률 하락의 원인은 △일방적인 민주당의 국회 독주 속에서 노랑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이사 주주 충실의무,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선임 3% 룰, 배당증액, 자사주 소각 상법 개정 등 기업투자 위축 법안들이 속출하면서 기업투자가 극도로 위축되고 기업들은 해외로만 탈출하고 있다. 이외에도 마치 그동안 참아왔던 반기업법들을 쏟아내기라도 하는 듯 70-80년대 좌파 운동권들이 주장해 왔던 수많은 반기업법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엄청나게 추진되고 있다. 기업들은 질식할 정도다.


△주 52시간 경직적 운용, 높은 최저임금 등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지속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도 심각한 어려움 직면해 있다. △법인세 인상,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속세의 개정 유보도 투자위축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건설경기는 장기간 위축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규제 강화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도 지체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강조로 높아지는 에너지 가격으로 기업가동도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자체 발전기를 돌리거나 야간에만 기업을 가동하고 있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만 강조하면서 금년에만 19조 원의 예산을 반영해 놓고 있다. 1호 성장펀드도 신안 풍력사업에 투자한다고 한다. 기후부의 여론조사 결과 원전 필요’ 89.5%·‘원전 불필요’ 7.1%, 신규 원전 추진 69.6%가 나왔다고 하니 정책전환이 있을 것인지 지켜 볼 따름이다. 원래 환경운동가로 알려진 기후부 장관이 과학적인 분석보다는 뜬금없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여론조사 결과로 원전 추진으로 나왔으니 또 말을 바꿀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를 전북 새만금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억지 지역 논리가 만연해 있는 가운데 △송전탑 건설 거부, 용수난 등 님비현상이 만연되어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속전 속결 투자 집행을 가로 막고 있다. 일본은 구마모도 반도체 공장을 2년 만에 가동하고 있는데 한국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첫 삽도 못 뜨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신축적 운용도 해결도 안되고 있다.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수십년 평준화교육과 대학등록금 동결 결과 우수 인재 양성을 더디게 하고 있는 교육 환경도 잠재성장률의 노동기여분을 마이너스로 몰고 가고 있지만 참여연대 출신 교육부 장관은 일언반구 대책이 없다.


이러한 저성장 잠재성장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조선 방산 바이오 등 높은 글로벌 경쟁력으로 선전하고 있는 산업의 주가 급등이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선임 3% 룰, 배당증액, 자사주 소각 등 대주주는 압박하고 소액주주 권리는 강화하는 등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라는 명분 하에 추진되고 있는 인위적 주가 부양 정책이 크게 한 몫하고 있다. 민주당은 아예 ‘코스피5000특별위원회’도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런 대책위원회도 없는 실정이다. 아마도 다가오는 6월 지선을 앞두고 1400만 주식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고 하는 의도인지 모른다. 그러나 시장의 신뢰 회복 없는 이런 식의 대주주 압박으로 인한 주가상승은 오래 갈 수 없음은 사필귀정이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해 1500원 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 재무장관의 구두개입도 단 몇 시간 만에 무위로 돌아갔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국세청 관세청이 모두 나서서 전방위적인 설득과 압박을 하고 있지만 별무효과다. 설상가상 원화와 동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엔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고환율이 뉴노멀로 정착되는 모습이다. 2000~2020년 간 평균환율은 1128.9원이었는데 2021년 이후 평균환율은 1304.9원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큰 배경으로는 수출기업 국민연금 서학개미 등 거주자의 달러 해외보유 급증에 따른 달러 수요 급증이다. 지난 해 3분기말 기준 국민연금 투자액이 5125억 달러 서학개미 투자액이 2003억 달러, 기업이익해외보유액이 1144억 달러 등 8272억 달러 수준의 달러에 거주자들이 투자하거나 보유하고 있다. IMF도 한국의 이러한 과도한 달러 익스포져가 위험하다는 경고를 하고 있지만 무위다.


환율 상승으로 지난 해 3분기 말 국내기업 외화예금이 918.8억 달러, 증권사 외화예수금이 14조 9146억원에 달하고 국내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674억3729만달러(약 99조7400억원)로 지난해 말 671억9387만달러에서 올해 들어 보름새 2억4342만달러(약 3600억원) 급증했다.


거주자들의 달러 투자 급증 배경에는 △우선 한미 간 성장률 격차가 있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1% 수준인데 비해 미국은 지난 3분기 4.6%를 기록했다. 한미간 잠재성장률도 한국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반면 1인당 국민소득이 9만 달러대인 미국은 상승 중이다. △ 한국의 국가채무가 급증하면서 돈이 많이 풀리고 있다. 한국의 국가채무/GDP 비율은 문정부에서 마지노선인 40%를 돌파해 2025년 말 48.1%를 기록한데 이어 금년에는 51.6%로 50%를 돌파하고 2029년말에는 58%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재정경제부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니 통화량도 많이 풀려 광의의 통화(M2)(개편 통계 기준)가 지난 해 11말 기준 4081조원이 풀렸다. 2024년 말 3896조원에 비해 큰 폭 증가했다. GDP 대비 비율이 지난해 3분기 말 153.8%를 기록해 미국의 71.4%에 비해 두 배 넘게 돈이 많이 풀렸음을 보여주었다. 증가율도 지난해 9월 기준 한국은 8.5%를 기록한데 비해 미국은 4.5%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미 간 금리격차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연방기금금리는 현재 3.50~3.75%인데 비해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5%다. 소규모 개방경제임에도 코로나 극복기에 미국의 금리인상 보다 낮은 금리인상의 여파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어 금리차로 인한 달러 유출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고환율이 지속되는 경우 환율이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할 경우 단기간에 급등할 우려가 있다. 1997년 12월 경우 12월 11일 1500원 돌파 하루 만에 1700원 돌파하고 13일 만에 1900원 돌파했다. 이런 현상이 재연될 우려가 크다. 이 경우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투자자 투자금 급격한 회수, 단기외채와 장기외채 중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 (이를 합해 유동외채라고 함)의 만기연장이 안되면서 외환부족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바로 1997년 말에 이런 사태가 나면서 치욕의 외환위기를 맞았다.


이러한 비극적인 사태가 재연되지 않으려면 △기업 투자환경의 획기적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정부여당의 정책기조 대전환이 필요하다. 시장이 신뢰할 수 있도록 투자환경의 획기적 개선으로 기업이 국내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들이 수출대금을 한국으로 가져 들어와 투자를 하면 성장도 회복되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되어 일자리 없어 그냥 쉬고 있거나 구직을 단념하고 있는 100만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다. △투자환경이 신뢰할 정도로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서학 투자자들도 한국시장으로 돌아 올 것이다. △기업 증권사 금융회사 국민연금 등 압박하는 대증요법으로는 해결 난망이다. △선심성 돈풀기를 중단하고 제한된 재정은 성장동력 확충에 투자해야 한다. △한미간 통화스왑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마스가가 필요하고 한국은 통화스왑이 필요해서 협상이 가능한 영역이다.


지금 한국의 금융시장은 저성장 고주가 고환율의 건전하지 못한 불균형 현상이 노정되면서 잘 못하면 제2의 외환위기를 우려할 정도의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어야 해외에 막대한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수출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려고 돌아올 것이고 국민연금 서학개미들도 국내투자로 회귀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 정부의 엄청난 정책기조의 대전환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과제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만약 제2의 외환위기가 온다면 선진국 초입까지 도약해 있는 한국경제가 추락하게 되어 국민이 도탄에 빠짐은 물론 현 정부도 실패한 정부가 되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천추의 한을 남기게 될 것이므로 지금은 지체 없이 시장을 압박하는 정책에서 ‘시장의 신뢰를 얻는 정책’으로 대전환을 해야 한다.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오정근 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자유시장연구원장

트루스가디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