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 테리 기소 사건’이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비밀 요원의 활동이 허술하다는 이유로 국가정보원이 국민적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국정원 요원의 활동이 CCTV에 모조리 노출되는가 하면, 수미 테리에게 줄 명품백을 구입한 내역이 미국 정보당국에 포착되는 등 '비밀 유지가 생명'일 것이란 국민의 상식과는 맞지 않아서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원 제1차장을 지낸 염돈재 전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장은 “우방국에서 비밀 접촉은 오히려 경계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면서 “선물 구입 흔적을 남긴 것도 일부 비판의 소지는 있지만 회계규정을 따라야 하는 일선 정보관 신분으로서는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라고 다소 다른 시각을 내놨다. 미 연방 검찰 공소장에는 지난 2020년 8월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미국 뉴욕 맨해튼의 레스토랑에서 국정원 관계자 2명과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사진과 지난 2021년 4월 16일 미국 워싱턴DC의 한 매장에서 국정원 요원이 테리 연구원에게 명품 핸드백을 사주기 위해 결재하고 있는 사진 등 4장이 담겨 있다. 염 전 원장은 최근 ‘월간 헌정’(대한민국헌정회 발간, 9월호)에 <국정원 정보활동의 현실과 과제&g
의료 개혁을 위한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에 대해 ‘여야정’은 합의한 모양새지만 의료계는 선을 긋고 있다. 정부가 당장 올해 입시부터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를 약속하기 전까지는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실과 정부는 2025년도 의대 증원은 못박고 2026년도 입시부터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타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9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료정상화를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의대 증원 백지화는 전공의 복귀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면서 2025학년도·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유예한 뒤 2027학년도 의대 정원부터 재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협은 "의료 현장의 위기는 추석이 끝이 아니고 응급실만의 문제도 아니다"면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우리나라 필수의료의 중추인 대학병원들의 진료는 한계에 달했고, 남아있는 의료진은 하루하루 지쳐가고 있어 문제는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위기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전공의들의 복귀"라면서 "그들은 떠나면서 요구한 7가지 중 첫 번째가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정책패키지 전면 백지화로, 2025학년도를 포함한 의대 증원 취소가 없으면 전공의들은 돌아오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고집하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개미 투자자들이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하는 민주당의 행태 중 하나는 ‘금투세는 이재명세’란 별칭과 관련된다. 민주당은 금투세가 조세 정의를 실현하는 ‘훌륭한 법’이라고 선전하면서도 ‘이재명세’란 이름에는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 금투세 시행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인사는 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의원이다. 진 의원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출연해, 앵커가 ‘금투세의 다른 이름이 이재명세’라고 환기하자 “무슨 이재명세”라며 반발했다. 진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그 세금을 도입하자는 것인가? 이미 3년 전에 여야 합의로 법이 제정돼서 실시하기로 돼 있는게 거기에 무슨 이재명세란 이름이 붙는가”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전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금투세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자산 불평등, 소득 불평등에 맞서 대다수 국민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강변했는데, ‘이재명세’란 별칭이 붙는 데에는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진 의원은 “주식을 팔아서 소득이 발생하면, 그것도 5000만원 이상이 발생하면 그 초과분에 대해서만 금융투자소득세를 내자고 하는 것이 금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초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를 주장했다가 최근 ‘보완 후 시행’으로 말을 바꾸면서 개미투자자들의 분노가 이 대표에게로 쏠리고 있다. 개미들은 금투세를 ‘이재명세’란 별칭으로 부르며 ‘금투세는 조세 정의’란 민주당의 주장을 전혀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 블로그 댓글에서 드러난 투자자들의 민심은 오히려 “민주당이 일부 부자들이 주로 가입하는 사모펀드에 특혜를 주려 천만 투자자의 절규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지난 1일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양자 회동에서 ‘금투세 보완 후 시행’ ‘유예 불가’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월 전당대회 중에는 ‘유예 또는 완화’를 주장했다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후 이 대표 블로그에는 항의가 쏟아졌고, 9일 오전 현재 금투세 폐지와 민주당을 향한 분노를 쏟아내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그중 민주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글이 있어 주목을 끈다. 필명 ‘어OOO’을 쓰는 한 네티즌은 금투세를 폐지하라는 건 정치적 성향이나 지지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민주당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분노를 쏟아내는 댓글과 달리 오탈자 하나 없이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곽노현 전 교육감의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출마에 대해 “(학생들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겠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곽 전 교육감이 '후보자 매수'로 유죄가 확정됐는데도 이번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또 출마하는 걸 짚은 것이다. 한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출마한 곽 전 교육감에 대해 “국민 상식과 눈높이에서 진영을 불문하고, 공분을 살만한 일이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일어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레슬링에도 눈을 찌르지 말라는 정도의 기본적인 룰은 있다”며 “이번 교육감 보궐선거를 정쟁의 늪으로 빠뜨리는 행동으로 (곽 전 교육감은) 상대 후보를 돈으로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곽 전 교육감의 출마는 역사에 기록될 만한 최악의 비교육적인 장면”이라고 꼬집었다. 한 대표는 “교육감 후보로 출마하려면 기탁금을 내야 한다. 그 돈은 어디서 나오나”라며 “압류할 재산이 없어서 국민의 혈세 30억을 압류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기탁금을 내자마자 바로 압류하고 집행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대한민국 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6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내 소원은 송철호의 당선’ 발언이 완전한 선거 개입”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발언한 것은 공천 개입”이라고 맞받았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개입은 괜찮고, 영부인은 조언을 해서도 안 된다는 건 내로남불”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사실관계가 드러난 뒤 공세를 취해야지 전언을 가지고 '모든 의혹이 풀렸다, 이제부터는 특검이다'라는 건 급발진"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만약 김 여사가 문자를 보낸 것이 사실이라면 선의의 조언은 괜찮다는 말이냐’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것도 적절한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여권 내에서도 '김 여사가 이래저래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들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잘못된 사인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과 같은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친 게 개입이고, 여당 중진 의원의 지역구 선정 과정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문제"라며 "공천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비난을 쏟아내자, 국민의힘은 "언제까지 죽창가를 외치며 반일 감정에 매달리고 있을 것인가"라고 민주당을 직격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늘 윤 대통령은 일본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한·일 관계의 지속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담은 기시다 총리의 적극적인 방한 희망에 따른 것"이라며 "지난해 한·일 양국은 12년 만에 셔틀 정상외교를 복원했고, 국방·외교·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 또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로 한·미·일 삼각공조의 새로운 틀이 마련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민주당은 정상회담 시작 전부터 훼방 놓기에 바빴다. '이임 파티', '혈세 탕진 파티'라는 등 막말도 서슴지 않는다"며 "민주당의 진부한 선동에 불과하다. 언제까지 죽창가를 외치며 반일 감정에 매달리고 있을 것인가"라고 개탄했다. 곽 수석대변인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선 “이번 회담을 토대로 경제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양적·질적 교류가 확대되길 바란다"며 "한·일 관계가 명실공히 미래지
‘일제 시대 조선인들의 국적이 어느 나라였나’라는 주제가 야권의 대여 친일공세 소재가 되면서, 대표적으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당시 우리 국적은 일본”이라고 주저없이 발언한 게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지낸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이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하는 글을 언론에 기고해 눈길을 끈다. 글의 제목은 ‘일정기 조선인의 국적은 일본이었다’로, 인터넷 신문 펜앤드마이크에 4일 게재됐다. 이영훈 교장은 일제 시대 동아일보 기사를 인용하며 당시 국적을 둘러싼 문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1923년 2월 12일 만주 간도 용정에서 어느 조선인이 중국인 병사에 의해 살해되었다. 그러자 용정의 조선인이 시민대회를 개최하여 중국 정부에 항의하고 가해자의 처벌을 요구하였다. 동시에 시민대회는 일본 국적에서 벗어나자는 탈적(脫籍) 운동을 결의하였다. 일본이 조선인을 일본 국적에 매어 놓고 말로만 일시동인(一視同仁)이라 하나 실제론 차별하고 심지어 학살까지 하면서 조선인을 보호해 주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같은 용정시민대회의 탈적 운동의 결의는 뒤이은 3월 1일 간도주민대회에서도 재차 확인되었으며, 국내의 동아일보는 그에
대통령실이 6일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히자 더불어민주당까지 환영하고 나서며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이 협의체에 전공의 또는 의대생 대표단체도 참여하길 바란다는 입장도 내놨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YTN '뉴스퀘어'에 출연해 "2000명이라는 숫자에 구애됨 없이 합리적인 안을 가져오면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라며 "여야의정 협의체가 구성돼 의료계 대표가 나와 합리적 안을 제시하면 충분히 논의 가능하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계가 통일된 대안을 가져오면 정원은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는 견해를 계속 밝혀왔다. 지난달 29일 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입장을 얘기하며 “증원은 무조건 안 된다고 하고 오히려 줄이자고 하니 정부는 어쩌란 말인가”라며 의료계에 답답한 심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의료계 대표의 안’을 언급한 장 수석의 이날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장 수석은 "의료계라는 데가 많이 나뉘어 있는 게 현실이고, 그 안에서 의견을 모으기가 굉장히 어렵지만, 여야가 함께하는 협의체에 대표성 있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집단행동으로 이탈해있는 전공의들
감사원이 방송문화진흥위원회(방문진)가 MBC의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방만 경영을 내버려뒀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의결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MBC노동조합(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등 이사진에 대해 “방만 경영 방치에 책임져야 한다”며 “법원은 이를 반영해 조속히 판결하라”고 촉구했다. MBC제3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감사원에 따르면, MBC와 MBC의 자회사가 중요 자산을 취득하거나 중장기 투자계획을 사전에 방문진과 협의를 하거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도 절자를 지키지 않았다”면서 “방문진은 사후에 이를 알았음에도 경영진이나 투자 책임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감사원 감사 결과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8월 방문진을 검사한 결과와 상당 부분 겹치며, 방통위의 권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의 해임 사유에도 들어가 있는 내용”이라며 “당시 서울고등법원 8-1부는 권 이사장의 해임 효력을 정지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해당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은 당장 해임되어야 할 권태선 이사진이 임기를 마치고도 권한을 이어가며, 방만 경영을 방치한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최근 서울행정법원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