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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신문 읽기] '잘사니즘' 제시한 이재명… 한겨레 "오락가락, 불안감·신뢰성 의문"

“’말 바꾸기’, 이재명의 ‘일관성’”(조선일보)
“‘이재명식 실용주의’, 일관성 부족하고 내용마저 모호” (동아일보)
“‘주 40시간제’ 도입 느닷없어… 일관성 부재, 지도자의 자질 문제“ (한국일보)
“이재명, 교섭단체 연설을 대선 출사표로 활용… 대안 정당의 대표다운 아냐” (중앙일보)
“친명·비명 불협화음부터 끝내야 외연 확장 신뢰·동력 생겨”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한 친야 성향 언론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표가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 필요성을 언급한지 보름도 되지 않아 ‘주 4일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한겨레는 이 대표가 경제 성장과 ‘기본사회’ 구상을 제시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듯하면서도 일관적이지 않은 정책에 대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도 “’말 바꾸기’가 이 대표의 ‘일관성’”이라고 꼬집었고, 중앙일보는 “마치 대선 출사표로 활용하는 것은 대안 정당의 대표다운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11일 <‘잘사니즘’ 이재명 대표, 오락가락 우클릭 우려 새겨야>라는 사설을 통해 대표연설에 대해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사회’ 구상도 동시에 제시한 것”이라며 “이 대표가 이날 밝혔듯 성장과 분배, 기업 발전과 노동권 보호는 양자택일 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문제는 ‘성장’을 급하게 내세우다가 다시 ‘노동권’을 강조하다 보니 전격적으로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듯한 모습이어서 불안감과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식이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도 이날 <다시 자기 말 뒤집은 이 대표, 이게 이 대표식 일관성인가>라는 사설을 통해 “국민은 혼란스럽다. 이 대표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그때그때 말을 바꾸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사설은 “작년 당대표 출마 때도 지지율이 떨어지자 성장과 ‘먹사니즘’을 내세웠다”면서도 “말로만 성장·실용이고 실제는 이념과 포퓰리즘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자신이 한 말부터 지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말 바꾸기’가 이 대표의 ‘일관성’으로 굳어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동아일보는 <李 ‘먹사니즘’ 이어 ‘잘사니즘’… 헷갈리는 우클릭 비전>이라는 사설에서 “이 대표가 강조한 대로 낡은 이념이나 진영논리에서도 하루빨리 벗어날 필요가 있다”면서도 “문제는 ‘이재명식 실용주의’가 일관성이 부족하고 내용마저 모호하다는 데 있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최근 이 대표는 중도층을 겨냥해 성장과 친기업의 우클릭 메시지를 냈다가 지지층이 반발하면 별다른 설명 없이 메시지를 거둬들이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며 “‘먹사니즘’이든 ‘잘사니즘’이든 중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명확하고 구체적인 비전”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주 52시간 예외 한다던 이재명, 주 4일은 또 뭔가>라는 사설을 통해 “열흘 전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힌 게 당내외에서 논란을 빚었는데 이번에 ‘주 40시간제’ 도입을 화두로 던진 것도 느닷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차분히 논의해도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문제인데 이 대표가 근로시간 제도를 다루는 방식은 지나치게 가볍고 진폭도 크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차기 대선용 급조 정책이니, 말의 성찬이니 하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사실과 논리에서 더 치밀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일관성 부재는 국가 지도자의 자질 문제”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권력 분산 개헌 일언반구 없었던 이재명 대표 국회 연설>이라는 사설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시 대선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큰 이 대표가 권력구조 개편안은 내놓지 않고 의원소환제 정도로 생색을 내려 했다면 실망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한 “교섭단체 연설을 대선 출사표로 활용해 장기 비전을 나열하기보다 시급한 문제 하나라도 해결하는 데에 더 신경써야 대안 정당의 대표다운 모습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이재명 제안한 ‘헌정수호연대’, 연합정치 큰 길 찾아야>라는 사설에서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는 구동존이 자세가 필요하다”며 “이 대표는 친명·비명 불협화음이 커지는 민주당 내부에서부터 이를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연합을 당 바깥으로 확장할 신뢰와 동력이 생긴다”며 “이 대표가 연합정치의 큰 길을 제시하는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