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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신문 읽기] ‘미국 우선주의’ 트럼프 2기 출범… 조선 "중국 견제 위해 한국 필요"

“예기치 못한 기회 잡기 위해선 역량 필요” (조선일보)
“미국발 국제 안보·통상 환경 급변… 지정학적 환경 통해 극복 가능” (중앙일보)
“韓, 12·3 내란사태 이후 쉽게 돈을 토해내는 ‘손쉬운 먹잇감일 것”’ (한겨레)
“트럼프, 민주주의 가치·규범 안중에도 없어” (동아일보)

 

미국 우선주의를 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것에 대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우리의 역량·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기회가 올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반면 동아일보와 한겨레는 '위기'를 강조하며 우리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조선일보는 21일 <트럼프 취임, 위기이자 기회다>라는 사설을 통해 “지금 트럼프의 공화당은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며 “대법원도 보수 우위다. 임기 초 세계 정치·경제·안보 지형을 뒤흔들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8년 전보다 더 거리낌 없이 밀어붙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트럼프는 10~20%의 보편 관세, 중국 수입품 60% 관세 폭탄, 반도체·전기차·배터리 공장 짓는 외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폐지 등을 공언했다”며 “현실화하면 한국 수출이 급감하고 미국에 투자한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사설은 “위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가 한국과 조선 협력을 강조한 것은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라며 “중국을 빼고 글로벌 공급망을 다시 짜려면 한국 제조업 역량이 필요하다. 최근 나온 한미 간 ‘원자력 수출 및 협력’이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에서도 예상치 못한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모두 우리 하기 나름”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도 이날 <트럼프 2기 출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저력 발휘해야>라는 사설에서 “미국 우선주의는 4년 전보다 더 강해졌고, 각국은 트럼프발 청구서를 예측하면서 생존전략 마련에 이미 돌입한 상황”이라며 “수출주도형 경제 구조와 북한의 핵 위협에 노출된 한국으로선 트럼프의 새로운 안보·통상 정책이 일으킬 ‘퍼펙트 스톰’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을 맞아 미국의 전략적 목표가 중국의 패권 도전 의지를 꺾는 데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중국과 인접한 한국의 지정학적 환경이 향후 대미 협상에서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사설은 “미국발 국제 안보·통상 환경의 급변 상황에서 일본·유럽연합(EU) 등과의 연대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일이 공동 보조를 취하고, 여기에 두 국가의 리더십 아래 아세안 국가까지 연대할 경우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겨레는 <‘권력 공백’ 상태에서 맞는 트럼프 2기, 국익 지켜내야>라는 사설을 통해 “이제 막 집권한 트럼프의 눈에 12·3 내란사태 이후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은 팔을 조금만 비틀면 쉽게 돈을 토해내는 ‘손쉬운 먹잇감’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며 “지금부터라도 우리 ‘핵심 국익’이 달린 문제에선, 여·야·정이 하나가 돼 강력하고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설은 “트럼프는 거래 상대가 ‘강자’일 땐 존중하지만 ‘약자’일 경우엔 매우 가혹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스트롱맨’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7일 통화에선 미국에서 사용 금지된 ‘틱톡’ 등 주요 현안에서 타협적인 자세를 보였지만, 상대적 약자인 캐나다·덴마크·파나마 등엔 상대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말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대로면 우리도 같은 신세가 될 수 있다. 비상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트럼프 2기, 우리가 알던 그 미국은 이제 없다>는 사설에서 “트럼프호(號)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자유세계의 중심축으로 굳건히 서서 공산권과의 냉전에서 승리한 데 이어 세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이끌던 그 미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직 자국의 힘과 이익을 앞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민주주의 인권 같은 가치나 규범은 안중에 없다”며 “동맹에 대해서도 철저한 손익계산 아래 이뤄지는, 미국에 유리한 이기적 거래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이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