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배임 혐의로 기소한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도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금액은 1억653만원이다. 그런데 함께 기소한 이 대표의 당시 비서실장과 김혜경 씨 수행비서 노릇을 했던 배모 전 사무관의 배임액을 합하면 3억3000만 원에 이른다.
이날 수원지검은 이 대표와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A씨, 배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혜경 씨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은 “공무원들이 다수 동원돼 조직적으로 예산을 유용했다”고 지적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 대표 등은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경기도 법인카드를 이용해 과일과 샌드위치를 구매하거나 세탁비를 내는 등 사적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또 경기도 관용차인 제네시스를 이 대표 자택에 주차하고 공무와 상관없이 사용한 혐의도 있다.
이 기간 유용한 금액은 이 대표 1억653만원, A씨 8843만원, 배씨 1억3739만원이다. 모두 합하면 3억3235만 원이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당시 배씨를 경기도 5급 일반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고 경기도 공무원으로 구성된 '사모님팀' 팀장 역할을 부여했다.
사모님팀은 배씨 지휘 아래 경기도 예산으로 공무와 무관한 이 대표 부부 식사와 과일 등 음식을 구입해 제공하고 개인 의류 세탁비를 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들이 사용한 2019년 11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사용한 과일 대금은 2년간 2791만원에 달한다. 또 샌드위치 685만원(2020년1월~2021년10월), 세탁비 270만원(2019년12월~2021년10월)을 사용했다.
사적 식사 대금으로는 이 대표와 비서실장이 889만원(2020년 7월~2021년 10월), 배씨가 4343만원(2019년 10월~2021년 10월)을 유용했다.
이 대표는 또 도지사 취임 직후 제네시스 G80을 6540만원에 구매한 뒤 마치 비서실에서 의전용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가장하고 자택에서 자가용처럼 이용했다. 차량에 아파트 출입용 스티커도 부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이 차량 차고지를 이 대표 자택 인근 행정복지센터로 지정해 반납할 필요가 없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또 비서실에서 계속해 해당 차량에 배차를 신청, 타 부서가 이용하지 못하게 했으며 사모님팀은 김씨가 사적으로 차량이 필요할 때마다 차량을 운행하며 공적 용도인 것처럼 허위 운행일지를 작성했다.
이 대표는 임기 중 임차료와 세차비, 주유비 등 최소 6016만원 상당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뉴시스에 따르면, 검찰은 이 대표 의전팀과 이른바 사모님팀이 수억원에 달하는 지출이 공적 용도로 적법하게 이뤄진 것처럼 위장하고자 비서실장 관리 하에 허위 지출 결의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대표 등이 공무원까지 동원해 자신의 가족 사적 소비에 예산을 유용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공익신고 조명현 씨의 제보로 세상에 알려졌다. 조 씨는 경기도 7급 공무원으로, 당시 5급이었던 배씨와 함께 사모님팀에서 일했다. 조 씨는 “일과의 90%가 배달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입을 것과 먹을 것과 생활용품을 챙기는 일을 했다. 명절 선물부터 제사 음식까지 준비했다. 공식적으로는 비서였지만 실제로는 하인, 공노비와 같았다”고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고백했다. 일제 쿠오레 AXI 샴푸를 사기 위해 서울 청담동 샵에 갔는데, 이 샴푸는 이 대표가 썼다고 한다. 물론 이 샴푸도 경기도 법인카드로 샀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