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뒤면 서울 전역과 분당 등 경기 일부 지역에서 집을 사거나 파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 된다. 조금만 더 돈을 모아 은행 대출의 힘을 빌려 자그마한 24평짜리 집 한칸 마련하는 꿈을 꿨던 서민들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전세도, 월세도 가격이 폭등할 것이란 전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렇다면 이 정책을 받쳐주는 국민은 누구란 말인가.
이재명과 민주당의 콘크리트 지지 기반은, 무주택자이면서 남이 집 사는 꼴을 절대 가만 못 보는 '열폭이'들이 상당수다. 실제 본 기자의 중학교 동창은 문재인 정부가 끝나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야 비로소 ‘집을 사볼까’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우리 이니’마저 집값을 못 잡았으니 아무래도 집값은 역시 오르는 게 대세라고 느끼는 모양이었다.
이 동창처럼 다수의 민주당 지지자들은 노무현, 문재인 등 민주당 정권이 ‘집값을 잡으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기득권과의 싸움에 져서 끝내 실패했다고 믿는다. 부동산을 조금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집값을 잡겠다고 나선 좌파 정권 때 부동산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는 걸 안다. 보수 정권 때 그나마 집값이 안정됐는데, 그렇다면 보수 대통령이 기득권과 싸워 이겼다는 말인가.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런 자기모순을 종교적 신념으로 해결한다. 신념은 단순하다. “노무현, 문재인, 그리고 이재명은 우리 편” 이게 전부다.
흔히 개딸이라 불리는 그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몇천만원 정도의 주식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주식 차트에 울고 웃고 목메는 자신을 발견하곤 '내가 왜 이리 사나' 하는 자괴감에 빠져 사는 이들이다. 이들은 주택 매수를 고민하는 주변인들에게 "인제 집값 떨어지니 절대 사지마"라고 충고하는 자들이다.
그러니 이들 입장에선 서울을 다 묶어버린 이재명이 신 같은 존재인 것이다. 주식마저 오른다. 이재명은 이들에겐 사이다다. 그래서 이재명 결사옹위에 나선다. 그래서 대통령 지지율이 50%가 넘는다.
불행하게도 이들은 민주당 정권이 자신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든다는 걸 절대 모른다. 자신들이 가난해지는 건 정치인 이재명 때문이 아니라, ‘우리 대통령’ 이재명이 수구세력과의 전쟁에서 졌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10.15 주택시장 안정화대책. 이재명 정권은 자신의 지지자들의 정치적 욕구에 딱 들어맞는 정책을 낸 것이다. 보유세 강화는 그래서 필연적 수순이다.
트루스가디언 편집장 송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