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7.2℃
  • 흐림강릉 24.5℃
  • 흐림서울 27.2℃
  • 구름조금대전 27.3℃
  • 구름많음대구 27.1℃
  • 구름많음울산 27.6℃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31.7℃
  • 맑음고창 28.2℃
  • 구름조금제주 31.1℃
  • 흐림강화 26.8℃
  • 구름많음보은 24.1℃
  • 구름많음금산 24.8℃
  • 맑음강진군 30.1℃
  • 구름많음경주시 28.4℃
  • 구름조금거제 30.7℃
기상청 제공

[뉴스분석] “中 바이오 기업들, 공산당이 배후...미국 국가안보 위협 세력” 미중 ‘바이오 전쟁’ 시작

미 하원 상임위원회, 15일 대중 제재법인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통과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이 반도체에 이어 중국의 바이오 퇴출법을 통과시키면서 바이오 전쟁이 본격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4년 1월 미국 상·하원은 첨단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대(對)중국 압박용 법안을 공동으로 발의했다.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으로 발의된 이 법안은 BGI 그룹 및 우시앱텍(WuxiAppTec), MGI, 컴플리트 지노믹스,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을 글로벌 시장에서 떠오르는 중국 첨단 바이오텍(biotech) 기업들을 ‘우려기업’으로 명시했다. 미국 정부와 산하 기관,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기업이 이들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미 하원 상임위원회는 지난 15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대중(對中)제재법인 ‘바이오 보안법(Biosecure Act)’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은 연내 의회 전체회의와 대통령 서명을 거쳐 공포가 확실시된다.

 

일부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 법안을 미중 간 바이오 시장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이 법안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물보안법’은 디지털화된 인간의 생체정보 수집, 관리 및 활용에 있어서 국가의 역할을 포함하고 있다. 즉 다가오는 디지털 바이오 시대의 새로운 국가안보(National Security) 영역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영국·일본·핀란드 등 선진국들은 이미 1980년대부터 자국민이 취약한 질병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 등을 위해 대규모 바이오 데이터를 구축하고 협력체를 구성해왔다. 이를 악용하면 특정 국가 국민이 걸리기 쉬운 질병을 파악할 수 있고, 심지어 악성 바이러스를 비롯해 생체 무기 생산에 쓸 수 있다.

 

미국 국가방첩보안센터(The U.S. National Counterintelligence and Security Center: NCSC)는 2021년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국내에서 수집된 생체정보를 소수민족 탄압이나 국가 감시제도 강화 등과 같은 용도로 사용하며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 정부가 대량의 유전자와 의료정보를 미국 등 국외에서 불법적으로 수집 중이며, 이는 미국인의 사생활권 침해 정도를 넘어, 국가안보 문제로 확장되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1년 미 국방부는 BGI그룹이 중국 인민해방군과 협력관계라고 공개적으로 명시했다. 이후 BGI 그룹의 다섯 개 자회사 및 계열사는 미국 상무부의 경제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미 상원의회도 지난달 펴낸 백서에서 “바이오 데이터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면 자연 발생 병원체보다 훨씬 해로운 병원체를 만들 수 있고, 특정 집단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쓸 수 있다”며 “중국 공산당이 지속적으로 대규모 바이오 데이터를 수집, 분석, 저장 중이어서 우려된다”고 밝혔다.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은 우시앱텍이 중국 인민군 현대화 전략의 일환인 ‘민군 융합프로젝트’의 스폰서를 맡았고, ‘민군 융합 선택형 증권투자펀드’에서 투자를 받은 점을 지적했다. 우시앱텍의 자회사인 우시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의 대표이사인 크리스 첸은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의학과학원의 교수직을 겸임하고 있던 사실을 들어 우시앱텍이 중국 공산당을 배후로 두고 있으며, 미국의 국가안보 위협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중국의 BGI 그룹은 2013년 미국의 유전체 연구회사인 ‘Complete Genomics Inc.(CGI)’를 인수했다. 2015년 우시앱텍은 미국의 NextCODE Health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중국의 신흥 바이오텍들은 미국업체들이 보유한 첨단 기술뿐만 아니라 축적된 미국인의 생체정보와 공중보건 데이터도 얻게 되었다. 지난 1월에는 베이징화공대, 베이징의 인민해방군(PLA) 종합병원 등 공동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치사율 100%’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논문을 발표해 과학계를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은 “AI 및 빅데이터와 같은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바탕으로 선진국들은 앞다투어 인간의 유전자를 포함한 다양한 생체 데이터들을 디지털 형태로 수집, 저장, 관리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대한민국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며, 첨단 바이오산업의 부흥 및 관련 산업 생태계 확장을 도모할 수 있고, 동시에 국가안보를 수호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바이오 거버넌스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