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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나경원·윤상현·안철수...당대표 출마 의사

한동훈 측근 "전대 출마 생각 없지만…상황 따라 다를 것"

 

국민의힘이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유승민·나경원·윤상현·안철수 의원 등이 당대표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1일 CBS라디오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 "저는 정말 이 나라를 위해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싶다"며 "(전당대회 출마를)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정당이 총선 3연패를 했다. 이제는 보수가 국회에서 소수가 되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굉장히 문제 의식을 갖고 있고, 제가 할 일이 뭔지 고민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특히 당원투표 100%로 규정된 전당대회 룰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유 전 의원은 “제가 전대 룰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당원 100%가 불과 1년 반 전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해서 지금 비서실장 간 그분이 한 건데 당원 100% 하면서 당이 아주 망가졌다고 생각을 한다”고 비판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기존 당대표 선출방식이던 ‘당원투표 70%·여론조사 30%’ 반영 규정을 ‘당원투표 100%’로 변경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유 전 의원은 4·10 총선 당시 국민의힘으로부터 경기 수원 지역 공천 제안을 받았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2월 중순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저와 친한 중진 정치인을 통해 수원에 출마해서 수도권 선거를 한번 이끌어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하고 한동훈 비대위원장 두 사람한테 먼저 얘기를 해보고 그쪽에서 오케이 하면 내가 하겠다고 했는데 두 분 사이에 누가 거부를 했는지 모르겠는데 연락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총선에서 4선에 성공한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게 정답”이라면서도 ‘전당대회 룰에 민심이 반영되면 나서 볼 생각이냐’는 물음에는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작년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으나 김기현 전 대표에게 밀려 2위를 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안 의원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견제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당대표 선출 규칙과 관련해 “5대5(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나경원(서울 동작을) 당선자도 SBS라디오에서 “제가 정말 당대표를 하고 싶다면 제 의지대로 판단해서 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권 일각에서 자기와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의 연대설이 거론된 데 대해 “진짜 기분 나쁘다. 굉장한 고약한 프레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나 당선자는 작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50명 가까운 친윤계 초선 의원들이 당대표 불출마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는 등 공격을 받았다.

 

최근 국민의힘 혁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해 온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도 KBS라디오에서 “(차기 당대표는) 수도권 중도로서 외연을 확장하는 가능성, 비전을 제시하는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 때 5선에 성공한 윤 의원을 두고 국민의힘 일각에선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거론한다. 하지만 윤 의원 주변에선 “당의 체질을 고치기 위해 당대표 출마를 권유하는 흐름이 강하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서울의 배현진·조정훈 의원과 김재섭 당선자도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계에선 5선에 성공한 권성동·권영세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한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자신이 전당대회 출마 의지가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뉴시스에 전당대회 연기 요청설과 관련해 "비슷한 말도 한 적 없다"고 밝혔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를 가능한 한 연기해달라는 말을 측근 국회의원들에게 했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그 말의 신빙성이 어느 정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전당대회에 참여해서 당대표가 되려는 뜻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총선이 끝난 뒤 얼마 안 돼 전당대회를 하면 비대위원장 책임론이 나오고 정치 도의상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반대 여론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 위원장의 반박 보도가 나가자 신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관련 글을 재차 올려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이) 6월 말이나 7월 초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당대표 출마를 하는가 여부가 본질적으로 훨씬 중요하다"며 "한 전 위원장은 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증폭됐음에도 이에 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 채 곁다리 말을 한 나를 굳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으로 내몰며 비난했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어찌 책임 있는 정치인의 태도인가"라며 "이제 진검승부를 벌여야 할 때를 맞이했다. 당당하게 나서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당 안팎에서는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당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등판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위원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출마할 생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것 아니겠나"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원장에 황우여 당 상임고문을 지명하고 오는 6월~7월 전당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