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한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 및 유포가 확산하는 데 대해 여야가 뜻을 모았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다음 달 4일 ‘딥페이크 성범죄’ 긴급 현안질의를 열고 대응 현황 점검과 관련 법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이인선 여가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딥페이크 문제의 심각성을 강력히 경고하고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다음 주 국회 여가위가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여성가족부로부터 딥페이크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듣고, 범정부 차원의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기존의 개인정보 보호법과 명예훼손 법률은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범죄의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피해자가 여성이나 미성년자인 경우, 신속하고 체계적인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딥페이크 기술의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법적 제도를 더욱 강화하고, 여성과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경찰청과 긴밀히 협력해 딥페이크 피해 신고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전문 상담 센터를 운영하고, 피해자들이 즉각적인 법적,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운영을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여러 의원님들이 관련 법안을 내고 있기 때문에 현안질의를 한 후 다음 주에 전체회의를 열어서 합의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했다. 그는 "21대 국회에서 딥페이크 관련 법안을 만들었는데 유포 목적으로 제작한 경우만 처벌할 수 있다”며 “'실제로는 유포할 목적 아니었다'하면 처벌 못하는 흠결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속적으로 성 착취물을 보며 즐기는 사람들도 처벌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브라질의 경우 불법적인 정보를 유통하는 텔레그램을 아예 어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며 “우리는 외국에 서버를 둔 업체라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여가부 장관 공석 상태로 주무부처의 대처가 미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주무부처에서 이 상황을 키웠다기보다는 터질 때가 돼서 터진 것"이라며 "장관이 있으면 좋겠다는 것을 계속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