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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지금이 의료 개혁 추진할 골든타임”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 유행어 나오는 나라 좋은 나라 아냐”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 받지 못한다면 선진국이라 할 수 없어”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 위협하는 비급여·실손보험제도 확실히 개혁”
“의료사고 피해자 보상 강화하되 의료인의 사법 리스크 부담 확실히 줄일 것”
“세계 최고 의료·디지털·공학 기술 합쳐 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시장 진출 확대해 경제적 가치 창출”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지금이 의료 개혁을 추진할 골든타임"이라며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의료 개혁을 일부 반대나 저항 때문에 후퇴한다면 국가의 본질적인 역할을 저버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주제로 여덟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오직 국민과 미래를 바라보며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해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이런 말이 유행하는 나라는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없다”라며 “지방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면 선진국이라고 말하기에 부끄러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진 역량과 건강보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 시스템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이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해 10월 약속한 '담대한 의료개혁'의 구체적 실천 방안인 '4대 정책 패키지'를 개략적으로 설명했다. 4대 정책은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이 걸린 필수의료 강화책으로 "건강보험 적립금을 활용해 필수의료에 10조원 이상 투입하겠다"며 "의료 남용을 부추기고 시장을 교란하며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비급여와 실손보험제도를 확실하게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고령인구가 급증하고, 보건산업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지역의료,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도 의료 인력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질의 의학 교육과 수련 환경을 마련해 의료인력 확충을 뒷받침하겠다"며 "의료사고 피해자 보상은 강화하되 의료인들의 사법 리스크 부담은 확실하게 줄이겠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인에 대한 고소·고발이 많지만 실제로 의사가 고의나 중과실로 판명되는 경우는 매우 적다"며 "제도를 전면 개편해 의사는 소신껏 진료하고, 피해자는 두텁게 보상받도록 제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사고 관련 고소·고발이 있다고 해서 즉시 조사에 착수하는 것은 정말 우리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란 점을 법무 정책적 입장에서 신중하게 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의료 재건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으며 "지역의료를 근본적으로 살리기 위해 지역인재 전형 확대, 지역 정책수가, 지역 네트워크 구축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과제는 속도감 있게 해결하고 숙고와 논의가 필요한 과제는 대통령직속특위를 설치해서 하나하나 대책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의사들이 지역에서 필수의료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게끔, 법적 리스크를 전문가답게 지게 해야 한다"며 "법적 리스크를 크게 부담하지 않고 소신껏 자신의 전문가 식견을 살려서 치료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공공정책수가를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며 "산부인과, 소아과, 외과 이런 필수의료 분야에서 시설을 만들고 의사·간호사를 채용해 그런 시스템을 가동한다면, 공공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으로써 정책수가로 보상하는 부분을 확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 개혁 시 산업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의료인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디지털·공학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의학과 공학 기술이 합쳐진다면 우리는 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확대해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고소득 일자리들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의료인들도 많은 의과학자와 사업가들을 양산시켜야 하고, 임상과 의과학과 관련 산업이 균형 있게 발전하게 해야 한다”라며 “의료산업과 디지털 헬스케어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자신이 있다. 글로벌 마켓을 상정해 의료개혁을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토론 중 질병과 신약 개발 연구에 대한 안정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현장 의료인의 건의를 듣고 “의료와 바이오 분야 R&D(연구·개발) 투자를 더 많이 할 것”이라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심민섭 기자 darklight_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