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 법(지역화폐법)’을 여당의 반대 속에 5일 통과시켰다. 지역화폐 사업에 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행정적 지원을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가 매년 실태조사를 통해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민주당은 법사위원회를 거쳐 추석 전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특정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유가증권으로, 통상 지자체가 액면가의 7∼10%를 할인해 판매하거나 캐시백으로 돌려준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사업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민주당의 1호 당론 법안인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전 국민에게 25만 원씩 나눠주면 총 13조 원이 든다며 “13조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이 아니다. 13조로 할 수 있는 다른 모든 사업을 포기한 결과”라고 했다. 그는 소외된 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확장 재정에는 찬성한다면서 “보다 어려운 계층에 두텁고 촘촘
지난 2019년 8월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이 고급 수입 스포츠카인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고 주장했다가 기소된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포르쉐 탄다'는 발언이 거짓이긴 하나 명예훼손은 아니라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2일 오전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이들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건은 강 변호사와 김 전 기자가 당시 故김용호 연예전문기자와 함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운영하던 중에 일어났다. 방송 중 故김용호 기자가 “조민씨가 빨간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닌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말한 게 문제가 된 것이다. 이 의혹은 당시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한 반감에 불을 붙이며 정치권 전체로 확산됐다. 조민 씨 측은 즉각 이를 반박하며 경찰에 가세연 관계자들을 고소했는데, 1심과 2심 모두 무죄로 판결했다. ‘포르쉐 탄다’는 발언이 허위는 맞지만 명예훼손으로 볼 수는 없다는 이유였다. 다만 김세의 전 기자는 팩트체크가 부족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김용호 전 기자는 재판 도중 사망했다. 조씨는
추석 연휴 응급 의료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응급실에 남은 의사들의 실명을 공개하고 이를 부역이라고 조롱한 블랙리스트가 유포됐다. 의사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한 웹사이트에 ‘응급실 부역’이라는 코너가 개설됐고, 여기에 187개 수련 병원 응급실 근무 인원과 명단이 올라온 것이다. 출신 대학이나 가족 관계 등 신상 털기도 이뤄졌다. 응급실에 배치된 후 명단이 공개된 일부 군의관은 대인기피증까지 겪었다고 한다. 정부는 강경 대응 방침을 내놓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9일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며 경찰 수사를 의뢰한 데 이어 대통령실도 10일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도 응급실 블랙리스트 유포를 중단하라고 당부했지만, 이 사태의 책임을 정부로 돌리며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은 11일 자 사설을 통해 “촌각을 다투는 생명을 지키는 보루인 응급실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멈춰서는 안 되는 곳이다. 그런 응급실 의사들에게 ‘심리적 테러’를 가한 행위는 의사 윤리 파탄을 넘어 용납 못 할 반인륜적 범죄”라며 “정부는 철저한 수사·처벌로 국민 생명 보호의 토대를 허무는 행태를 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현재
여야가 지역당(지구당) 부활에 대한 토론회를 합동 개최하며 입법 추진에 나섰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회담에서 지구당 부활에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2004년 폐지 이후 20년 만에 지구당 제도가 재도입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 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9일 국회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김영배 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한 ‘지역당(지구당) 부활과 정당정치 활성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여야는 지구당 부활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20년 전 정치 상황에서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 맞았다. 그러나 현재의 시점에서는 정치 신인과 청년, 원외에서 활동하는 정치인들과 (기존 의원들 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현장에서 민심과 밀착된 정치를 하기 위해 지역당을 부활하는 게 정치개혁"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역당이) 돈의 문제에서 약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시대가 변했고 우리가 극복하는 걸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걸 법 제정 내용으로 고지해드릴 것"이라며 "이 대표와 저와의 회담에서 지구당 부활이 정치의 새로운 장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의료인들의 헌신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추석 연휴 전후 한시적으로 진찰료, 조제료 등 건강보험 수가를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1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추석 연휴 비상 응급 주간’으로 운영하고 당직의료기관을 지정해 추석 연휴 동안 국민들의 의료 이용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특히 중증 응급환자를 책임지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진찰료를 평소의 3.5배 수준으로 인상했다"며 “부족한 인력을 보강해 드리기 위해 군의관과 공보의, 진료지원(PA) 간호사 등 가용 인력을 최우선으로 배치하고, 재정을 투입하여 응급실 의료 인력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응급의료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 국민들께서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중앙과 지방이 함께 특별대책을 수립해 응급의료 체계가 차질 없이 가동되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11일부터 25일까지 2주간을 ‘추석 연휴 비상 응급 주간’으로 운영하고, 당직의료기관을 지정해 연휴 의료 이용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한때 김태호 PD는 MBC 예능의 상징이었다. 폐지 직전의 ‘무한도전’을 맡아 MBC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에 올려놓더니 한국을 대표하는 예능프로그램으로 키워냈다. 예능프로그램으론 드물게 무려 13년간 방송되다 2018년 종영됐지만, 지금까지도 OTT 사이트에서 순위권에 오르는 스테디셀러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은 MBC를 넘어 한국 방송의 한 기점이었다. 순간적인 웃음에 기대던 예능프로그램에서 해를 넘기는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제작진과 출연자가 10년 이상 함께하며 나이 들었다. 시청률과 광고 수주에 따라 정기 개편까지도 못 버티는 프로그램이 비일비재한 방송가에서 ‘무한도전’은 ‘전국 노래자랑’에 비견되는 역사와 탄탄한 팬덤을 자랑했다. 그런 무한도전이 이렇다 할 고별식도 없이 갑자기 종영했고, 이후 김 PD는 MBC에서 새 프로그램을 론칭하기도 했지만 결국 MBC를 떠났다. ‘무한도전’의 인기에 힘입어 MBC 사장은 누군지 모르는 시청자도 김 PD는 알고 있었고, MBC 뉴스데스크 앵커는 몰라도 김 PD는 기억했다. 스타 PD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에도 MBC의 김태호와 KBS의 나영석은 소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스타 PD였다. MBC 장기파업이나 출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고집하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개미 투자자들이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하는 민주당의 행태 중 하나는 ‘금투세는 이재명세’란 별칭과 관련된다. 민주당은 금투세가 조세 정의를 실현하는 ‘훌륭한 법’이라고 선전하면서도 ‘이재명세’란 이름에는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 금투세 시행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인사는 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의원이다. 진 의원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출연해, 앵커가 ‘금투세의 다른 이름이 이재명세’라고 환기하자 “무슨 이재명세”라며 반발했다. 진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그 세금을 도입하자는 것인가? 이미 3년 전에 여야 합의로 법이 제정돼서 실시하기로 돼 있는게 거기에 무슨 이재명세란 이름이 붙는가”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전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금투세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자산 불평등, 소득 불평등에 맞서 대다수 국민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강변했는데, ‘이재명세’란 별칭이 붙는 데에는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진 의원은 “주식을 팔아서 소득이 발생하면, 그것도 5000만원 이상이 발생하면 그 초과분에 대해서만 금융투자소득세를 내자고 하는 것이 금투
류승완 감독의 이전 작품을 꿰고 있는 누군가가 ‘베테랑2’(2024)를 본다면 당황스러울 수 있다. 류 감독 특유의 액션신은 변함없어 기대를 저버리지 않지만, ‘베테랑2’에 담긴 메시지를 보면 다른 사람이 제작한 영화를 보는 듯하다. 급진적인 변화가 있으면 찬반이 명확히 갈리듯, ‘베테랑2’도 관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고 있다. ‘베테랑1’(2015)이 1300만 명의 관객을 확보하며 높은 평점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대중이 상상 속에서나 원하던 것, 재벌을 무찌르며 카타르시스 느끼는 것을 단순하면서도 화려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재벌을 악마화하며 그리는 선악 구도가 억지이긴 해도 대중은 그런 이분법을 좋아한다. ‘베테랑1’이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범죄자가 아니라 선하고 매우 성실한 인물로 그렸다면 어땠을까? 볼 사람만 보는 영화가 됐을 수 있다. 안타깝지만, 재벌이 되기까지 또 재벌의 가족으로 살면서 매우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현실은 대중이 궁금한 게 아니다. 겉보기에 화려해 보이는 재벌의 삶을 시기하고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대중 심리를, 류승완 감독은 잘 이용했다. 그런데 ‘베테랑2’에서는 대중 심리를 이
'73년생 한동훈' 저자인 심규진 스페인 IE 대학교 교수가 야당의 공세에 대처하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모습을 높이 평가하는 글을 남겨 정치권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심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총리가) ’조롱과 모욕은 국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그 어떤 정치적 힘도 가지지 못한다’고 한 말은 그 어떤 정치인의 연설보다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고 썼다. 지난 12일 대정부질문 당시 야당 의원들을 반박하면서 한 총리가 했던 발언을 소환한 것이다. 심 교수는 이어어 “윤석열 대통령은 관료 집단의 내면에 가진 억눌린 야성을 잘 포착해 끄집어내는 리더십이 있고, 한 총리는 국회의원 선거나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보고 정치력을 학습하는 느낌이 든다는 분석이 있다”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도 (고령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했는데 젊어 보이는 한 총리가 서울시장에 나오지 말란 법 있나”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진정성 있는 열망이 한 총리에게서 느껴졌다”며 “홀로 몸빵(몸으로 때우는 일 또는 사람)하는 윤석열 정권으로선 수렁에서 건진 총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는 이미 현실 정치 한가운데 선 투사가 됐다. 흑화된 모범생
병원별 응급실 근무 인원과 근무하는 의사의 실명 등을 공개한 블랙리스트가 지난 9일 한 사이트에 게시됐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에 대해 “응급실을 지키는 의료진을 사실상 협박하는 범죄 행태로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10일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임현택)도 “의료계 내부 갈등은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선의로 복귀한 의료진이 일을 못 하게 하는 의도가 불순한 것으로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가므로 절대 용납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진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조리돌림하고, 악의적으로 진료를 방해하는 불법적 행태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정부도 이런 행태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환자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진료에 매진하는 의료진을 ‘감사한 의사’라고 조롱했다”며 “얼마 전 응급실에 파견됐던 군의관도 사이트에 신상 비방이 올라오면서 협박과 따돌림이 두려워 출근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우려했다. 그는 “의료진, 의대생에게 다시 간곡히 호소한다”며 “여당과 정부가 의료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