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2022) 추석 당시 세 영화 ‘공조2’, ‘육사오’, ‘헌트’가 경쟁작으로 상영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개봉한 ‘탈주’까지, 모두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다. 흥행작을 찾기 힘든 최근 영화계에서 이들은 모두 꽤 많은 관객을 확보했다. 마침 이 시기에 북한 소재 영화가 재밌는 게 많이 나와 우연히 그런 걸까? 영화가 흥행하는 건 여러 이유가 있기에 그런 측면도 없진 않겠다. 하지만 북한을 소재로 했다는 것 자체가 재밌는 영화를 제작하는 데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다. 영화감독 입장에서나 관객 입장에서나 ‘북한’이란 상당히 미스터리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북한은, 안 좋은 곳인 줄은 알지만 가본 사람이 극소수여서 미스터리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니 영화감독 입장에서도 그런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방식의 영화를 제작하기 좋고, 그러면 관객도 더 흥미를 느낀다. 북한 소재 영화가 많이 제작될 수밖에 없고 또 이 중에서 흥행작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과거에도, 대한민국에 영화라는 게 존재하고서부터도 북한 소재 영화는 많았다. 그런데 그 이유가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 북한이란 공간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시민단체 ‘프리덤칼리지장학회’는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KBS본부가 자신들을 음해하고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트루스가디언에 입장문을 보내왔다. 프리덤칼리지장학회는 민언련과 KBS언론노조가 자신들을 ‘정치단체’로 공개 규정한 것부터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KBS가 ‘프리덤칼리지장학회’를 방송 중에 ‘제작 지원’ 주체로 명시한 걸 민언련과 KBS언론노조가 ‘금지되는 협찬 고지’로 왜곡했다고도 주장했다. 이 논란은 KBS가 지난 8.15 광복절에 이승만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영화인 ‘기적의 시작’을 방송한 것과 관련된다. 방송 중 ‘제작지원 프리덤칼리지장학회/대한역사문화원’이라는 자막이 등장하는데, 민언련과 KBS언론노조는 이것이 방송법시행령 위반이라는 성명을 냈다. 시행령은 정치단체 협찬의 경우에는 ‘협찬 고지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데 해당 자막이 이 규정 위반이란 것이다. 방송법시행령 제60조 제2항 제1호의 법문을 보면, “방송사업자는 정당 그 밖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단체가 협찬하는 경우에는 협찬고지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장학회는 “정치단체는 정치적 권력 획득을 목표로 하고 정당과 협력·지지하는 등 정당활동을 하며, 선거운동
야권의 친일 공세에 흥분한 일부 보수 진영이 결국 케케묵은 신한일어업협정 논란을 들고 나와 ‘김대중이 친일했다’고 한다. 특히 극단적 성향의 유튜브 등에선 ‘친일이 애국’이라 하지는 못할 망정, 친일이 매국이란 좌파의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와 저들의 입장을 오히려 거들고 있다. 이미 헌법재판소는 신한일어업협정이 영토 문제와 관련 없다고 두번이나 판시했는데, 일부는 판결을 부정하며 협정을 파기하자는 위험한 주장까지 하고 있다. 박상수 국민의힘 대변인마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신한일어업협정을 맺어 독도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강화시켰다"라고 주장하며 이 협정을 왜곡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이 협정이 한국에 불리하게 체결됐으니 협정을 파기하자는 반일 몰이로 곧바로 연결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상면 서울대 국제법 교수가 최근 ‘독도 본부’란 단체에 기고한 논문부터 발췌해 살펴보자. ‘독도 본부’는 자신들의 홈페이지에서 ‘신한일어업협정’으로 초래된 독도 영유권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출범했고, 정부와 전혀 접촉하지 않는 순수 민간단체라고 밝히고 있다. 이상면 교수는 신한일어업협정에서 독도를 중간수역에 둔 게 영유권 문제를 촉발시킨다고 주장하는 대표적 학자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초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를 주장했다가 최근 ‘보완 후 시행’으로 말을 바꾸면서 개미투자자들의 분노가 이 대표에게로 쏠리고 있다. 개미들은 금투세를 ‘이재명세’란 별칭으로 부르며 ‘금투세는 조세 정의’란 민주당의 주장을 전혀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 블로그 댓글에서 드러난 투자자들의 민심은 오히려 “민주당이 일부 부자들이 주로 가입하는 사모펀드에 특혜를 주려 천만 투자자의 절규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지난 1일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양자 회동에서 ‘금투세 보완 후 시행’ ‘유예 불가’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월 전당대회 중에는 ‘유예 또는 완화’를 주장했다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후 이 대표 블로그에는 항의가 쏟아졌고, 9일 오전 현재 금투세 폐지와 민주당을 향한 분노를 쏟아내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그중 민주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글이 있어 주목을 끈다. 필명 ‘어OOO’을 쓰는 한 네티즌은 금투세를 폐지하라는 건 정치적 성향이나 지지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민주당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분노를 쏟아내는 댓글과 달리 오탈자 하나 없이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
처음엔 눈을 의심했다. 잔뜩 경계심을 가지고 기사를 읽었다. 분명 조회수 뻥튀기하려 저런 제목을 뽑았을 것이란 의심 때문이었다. 그런데 진짜였다. “박근혜 존경한다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는 그 발언 얘기다. 소름이 돋았다. 정치인 이재명은 무려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서울대 학생들을 앞에 두고 진짜 저 말을 했다. “말의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면서. 그러니까 자신이 무슨 말을 하든 문자가 아니라 그 말의 ‘맥락’을 보란 뜻이었다. 이런 말을 당시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진짜로 했다. 온 국민이 작두를 타란 거군. 대장동 발 쓰나미가 이재명 후보를 향해 몰려올 때 스스로를 보호하려 ‘윤석열이 대장동 몸통’이라고 거짓 방파제를 치는 건 봐줄 수 있었다. 이재명이 거짓말을 했다, 그걸 밝혀내는 게 언론의 책무였기 때문이다. 원래 기자는 기삿거리가 많이 나오는 정치인을 은근히 좋아한다. 그래서 자연인의 양심으론 ‘저런 거짓말쟁이’라고 욕했지만, 곧 탄로날 거짓말을 쫓아가는 기사를 쓰는 게 나쁘지 않았다. 물론 ‘윤석열 검사가 대장동 브로커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김만배-신학림 조작 인터뷰가 터져 나왔을 땐, 화를 참기가 어려웠지만. 윤 대통령
튀르키예에서 미군 2명이 대낮에 군중들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폭행범들은 현장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들먹이며 “양키 고 홈”을 외쳤다고 한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사건은 튀르키예 에게해 연안에 있는 항구도시인 이즈미르 시 거리에서 발생했다.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폭행에 가담한 무리들은 젊은 남성 6~7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미군이 지나가는 걸 기다리고 있다가(ambush·매복) 갑자기 달려들어 미군 한명을 에워쌌고, 그를 붙잡아 머리에 비닐봉투로 보이는 물체를 뒤집어씌우기도 했다. 이때 또 한 명의 미군이 무리에게 달려들어 붙잡힌 동료를 구출하려 저항하자 주변에 있던 다른 현지인 남성이 미군의 '팔'을 주먹으로 가격하기도 했다. 이즈미르 시당국은 폭행범들이 튀르키예 민족주의 정당인 바탄당과 연계된 ‘튀르키예 청년연합’ 소속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미 해군 상륙함 USS 와스프에 승선한 미 해병 2명을 포함해 총 5명의 미국인이다. 폭행에 가담해 체포된 현지인은 총 15명이다. 다만 피해자들이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고 한다. 주튀르키예 미국 대사관은 "이즈미르에서 발생한 공격의 피해자들이 와스프호에 승선한
‘일제 시대 조선인들의 국적이 어느 나라였나’라는 주제가 야권의 대여 친일공세 소재가 되면서, 대표적으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당시 우리 국적은 일본”이라고 주저없이 발언한 게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지낸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이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하는 글을 언론에 기고해 눈길을 끈다. 글의 제목은 ‘일정기 조선인의 국적은 일본이었다’로, 인터넷 신문 펜앤드마이크에 4일 게재됐다. 이영훈 교장은 일제 시대 동아일보 기사를 인용하며 당시 국적을 둘러싼 문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1923년 2월 12일 만주 간도 용정에서 어느 조선인이 중국인 병사에 의해 살해되었다. 그러자 용정의 조선인이 시민대회를 개최하여 중국 정부에 항의하고 가해자의 처벌을 요구하였다. 동시에 시민대회는 일본 국적에서 벗어나자는 탈적(脫籍) 운동을 결의하였다. 일본이 조선인을 일본 국적에 매어 놓고 말로만 일시동인(一視同仁)이라 하나 실제론 차별하고 심지어 학살까지 하면서 조선인을 보호해 주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같은 용정시민대회의 탈적 운동의 결의는 뒤이은 3월 1일 간도주민대회에서도 재차 확인되었으며, 국내의 동아일보는 그에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인 이춘근 박사는 “한국 언론을 봐서는 세계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 수가 없다”라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토로한 적이 있다. 특히 미국 대선 보도와 관련된 얘기다. 한국 언론은 보수/좌파를 막론하고 진작부터 트럼프를 괴짜로 매도했다. 지난 2016년 미 대선에서 한국 언론은 일제히 힐러리 클린턴 후보 당선을 전망했다가 속절없이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린다. 현재 진행되는 미국 대선에서도 해리스(그전에는 바이든)가 트럼프를 이기고 있다는 여론조사를 대문짝만하게 보도한다. 이춘근 박사는 이런 식의 한국 언론 보도가 미국의 현실과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한 것이다. 12일 아침 한국 언론은, 신문과 방송을 막론하고 모두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토론에서 이겼다”고 도배했다. 전날 진행된 ABC 방송사 토론 대결에서 해리스가 잘했다는 것이다. 근거는 미국 CNN 여론조사인데, 토론 직후 해리스가 트럼프를 63 대 37로 이겼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어쩌나.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직 시절부터 ‘가짜뉴스’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던 언론사다. 트럼프의 이 주장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CNN은 자타가 공인하는 친민주당 언론이
(편집자 주: 트럼프는 미국인들이 불법 이민 때문에 얼마나 큰 고통을 받고 있는지를 강조하기 위해 ‘반려동물 잡아먹는 이민자들’이란 선정적인 소재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불법 이민의 폐해를 호소하는 것과 불법 이민자 전체를 비인격적으로 매도하는 건 다른 문제다. 이 발언은 인종차별이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언론은 실제로 그와 같은 일들이 현실에서 존재하는지를 밝히는 게 사명이다. 미국 소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접근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는 독자의 양해를 구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고 말한 게 한국에서도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시청률 1위 방송사 폭스뉴스가 문제의 마을에서 이민자들이 벌이는 행태를 보도했다. 불법 이민자들이 커뮤니티의 법과 관습을 따르지 않아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게 기사의 요지다. 이곳 정치인의 전언에 따르면, 아이티에서 유입된 이민자(refugees)들이 동네 대형마트 화장실에서 알몸으로 목욕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폭스뉴스는 12일(현지시각) “치명적인 교통사고와 문화적 충돌이 발생하는 이유는 ‘아이티 난민들이 법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
‘수미 테리 기소 사건’이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비밀 요원의 활동이 허술하다는 이유로 국가정보원이 국민적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국정원 요원의 활동이 CCTV에 모조리 노출되는가 하면, 수미 테리에게 줄 명품백을 구입한 내역이 미국 정보당국에 포착되는 등 '비밀 유지가 생명'일 것이란 국민의 상식과는 맞지 않아서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원 제1차장을 지낸 염돈재 전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장은 “우방국에서 비밀 접촉은 오히려 경계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면서 “선물 구입 흔적을 남긴 것도 일부 비판의 소지는 있지만 회계규정을 따라야 하는 일선 정보관 신분으로서는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라고 다소 다른 시각을 내놨다. 미 연방 검찰 공소장에는 지난 2020년 8월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미국 뉴욕 맨해튼의 레스토랑에서 국정원 관계자 2명과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사진과 지난 2021년 4월 16일 미국 워싱턴DC의 한 매장에서 국정원 요원이 테리 연구원에게 명품 핸드백을 사주기 위해 결재하고 있는 사진 등 4장이 담겨 있다. 염 전 원장은 최근 ‘월간 헌정’(대한민국헌정회 발간, 9월호)에 <국정원 정보활동의 현실과 과제&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