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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교안보 최측근 "한국 자체 핵무장 고려해야"

“(미국의) 핵확산 방지 정책은 실패...한국의 독자적 핵무장까지 모든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야”
“미국은 핵우산 강화 약속 지킬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미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23일(현지시간)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에 활용하는 대신,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이날 워싱턴DC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진행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콜비 전 부차관보는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까지 고려한 모든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며 “(미국의) 핵확산 방지 정책은 실패했다. 중·러는 핵을 현대화했고, 북한과 이란도 핵능력을 보유했다. 우리를 위협하는 자들이 전혀 지키지 않는 규범을 우리만 지키기 위해 ‘벌’을 받을 순 없다. 오히려 뒤처진 핵균형을 위해 핵무기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강경한 대(對)중국 노선을 핵심으로 한 국방전략문서(NDS)의 기안을 주도한 인물이다. 22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그가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 대사와 함께 트럼프 2기 국가안보보좌관 인선의 ‘최종 2배수’에 들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그는 '일체형 확장억제'를 목표로 하는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 운영 등을 통해 핵우산 제공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선 “미국은 이(핵우산 강화)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단언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한미 정상이 체결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기 위해 미국의 여러 도시와 3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을 북한의 보복 핵공격 위협에 노출시키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인 중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1%도 되지 않는다”며 “단언컨대 미국은 이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핵공유 역시 한국의 (핵사용에 대한)의사 결정권이 없다면, 북한은 최종 결정권자인 미국에 대한 보복하게 된다”며 “이 때문에 (핵공유는) 미국인 다수가 위험에 노출되는 (불완전한) 핵우산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는 “만약 중국이 대만에서 승리하면 다음은 한반도가 될 수 있다. 한국전쟁 때의 전례도 있다”며 “따라서 주한미군은 점차 중국을 지향하되, 북·중의 연합공격이 있을 때만 한반도를 방어하는 성격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의 재래식 전력 지원에 대한 기대를 줄이고, 직접 한반도를 방어해야 한다”며 “대만 유사시에도 한국은 한반도 전선만 지키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그는 트럼프-김정은 간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외교적으로 우리가 비핵화에만 전념하는 것도 허구다. 오히려 북한만 우리의 동맹이 갖지 못한 핵을 보유한 사실이 더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북한과 협상하더라도 북한이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한다는 점을 알고, 강자의 입장에서 협상해야 한다”며 “미국인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게 비난을 받는 독재자들과 협상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의 G7에는 북대서양과 유럽국가가 너무 많다. 아시아가 (미국 안보 전략의) 핵심이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이 캐나다를 대신해 G7(주요 7개국)에 가입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의 소리(VOA)의 좌담회에 출연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어 미국 정부의 한국 방위 약속을 신뢰할 수 없게 됐으며 미국이 자국 도시 5개를 희생하면서 북한에 행동할 것으로 믿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의 핵무기를 공유하고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등의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미국의 국방 예산이 2개의 전쟁에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서 중국을 상대할 수 있을 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냉전시대 미국이 유럽에 대규모 재래식 전력과 핵전력을 배치하고 영국과 프랑스가 핵전력을 보유하게 된 것이 바로 미국이 북한과 도시를 맞바꾸기를 원치 않는 것과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거나 위협하면 미국이 5개 도시를 잃게 될 것이라고 미국인들에게 물을 경우 상식적으로 매우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중국과 북한이 미국 도시 5개를 잃게 하는 (전쟁을) 선택한다면 그들이 훨씬 더 큰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게 만들어 전쟁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담에 함께 출연한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가장 많을 때 약 6000기의 전술핵을 보유했었다면서 이는 유럽에서 핵전쟁이 벌어지면 핵전쟁이 역내로 한정되도록 해 뉴욕, 워싱턴, 시카고를 파리, 본, 베를린과 교환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뉴욕과 파리를 교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유럽인들은 물론 미국인들도 확신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피터스 연구원은 유럽에서 미국의 전략은 신뢰할 만한 재래식 전력과 수천 개의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면서 이는 그만한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옛 소련 말기에 있던 ‘죽은 손(dead hand)’이라는 자동화 시스템에 따라 소련 지도부가 제거되면 모든 핵무기를 자동 발사하도록 돼 있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유리 안드로포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보다 더 끔찍한 사람으로 보인다면서 북한도 자동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제 대거 타격 방식으로 북한 지도부를 제거하기 위해 대규모 공격을 할 경우 북한이 무조건 미국을 공격할 것으로 가정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 공격을 막으려면 북한의 모든 핵무기, 생물학무기, 화학무기까지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터스 연구원도 북한 정권을 종식하는 것은 김정은이나 김여정을 죽이는 것에 그치지 않으며 북한의 모든 군사 자산을 제거하기 위해 북한 전역에 핵무기를 사용해야 가능하지만 미 대통령이 그런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터스 연구원은 이어 한국에 핵무기를 다시 배치하는 것에 동의하며 한국 조종사가 미국 핵무기를 탑재한 한국 항공기를 조종하는 것도 동의하며 궁극적으로 안정과 전쟁 억지를 위해 필요하다면 한국이 독자 핵보유국이 되는 것을 배제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도 미국이 한국과 핵을 공유하고 전술핵을 한국에 배치하는데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 그렇더라도 북한은 궁극적으로 미국을 반격 지점으로 삼을 것이라는 문제는 남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막기 위해 핵무기 통제를 (한국에) 사전 위임함으로써 북한의 위협을 제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의 전략적 상황과 미국의 군사적 준비 부족, 중국과 북한의 군사력 증강 등으로 인해 기존 방식이 적합하지 않게 됐다며 미국이 국방비를 2배로 늘릴 수 없고 전쟁에 지친 분위기 속에서 동맹이 자신의 안보를 더 많이 책임지려는 노력을 수용해야 한다며 한국의 핵무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