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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가 우위’?… 美대선 여론조사 조작, 진짜였네

일부러 설문 숫자를 늘려 응답자들이 지치게 하는 수법… 육체근로층은 중도에 답변 포기
트럼프 지지자들을 화나게 해 전화를 끊게 하는 방식… 反트럼프 정서를 유도하는 질문도

 

선거 막판까지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치던 미국 대선 여론조사에 대해 ‘해리스 지지자 과표집, 트럼프 지지자 저표집’ 의혹을 제기했던바, 실제 미국 여론조사 기관들이 고의로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조사를 했다는 신빙성있는 분석이 제기됐다. 해리스 후보 승리 분위기를 만들고자 여론조작을 벌였다는 것이다.

 

‘트럼프 2.0 시대’ 저자이자 KBS 기자 출신의 박종훈 박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박종훈의 지식한방'에서 미국 여론조사 설문지를 입수해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대표적으로 CBS 여론조사다.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 7월까지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지지율은 51%로, 해리스 후보 48%를 3%p 차이로 앞서고 있었다. 그런데 점점 해리스가 올라서더니 9월 18일~20일 조사에선 해리스 52%, 트럼프 48%로 4%p 격차를 벌였다. 즉 두달여 사이에 지지율이 7%p나 트럼프에서 해리스로 이동한 것이다. 바로 며칠 전인 9월 10일 두 후보간 TV토론이 있었는데, 많은 분석가들은 이런 여론조사가 나온 이유는 해리스가 트럼프보다 토론을 잘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국내 언론들은 이런 여론조사를 그대로 받아썼다.

 

박종훈 박사에 따르면, 이때 CBS 여론조사는 “해리스가 유리하게 나오도록 작전을 짠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분석할 수 있는 이유는 첫째 ‘설문 항목이 너무 많았다’는 데 있다. 이날 여론조사에는 총 59개로 역대급 개수였다. 보통 여론조사는 40개 이하로 한다. 질문 개수가 너무 많으면 응답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려 답변의 질을 보장할 수 없는데, 그걸 알면서도 이렇게나 많은 질문을 물은 것이다.

 

특히 트럼프 지지층은 주로 육체노동자들, 즉 트럭운전사, 농장주, 공장 근로자들이다. 이들의 업무 특성상 질문이 너무 길면 답변을 중간에 포기할 수밖에 없다. 조사기관이 이를 몰랐을까. 

 

둘째, 응답자들을 흥분시키는 질문이다.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와는 무관하게 트럼프 지지자들을 화나게 하는 질문을 넣어 트럼프 지지자들이 역시 전화를 끊게 하는 것이다. 이날 여론조사 38번 질문에선 트럼프 피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은 뒤, 39번 질문에서 “트럼프 캠프의 정치적 수사가 트럼프에 대한 위협을 조장했다고 봅니까”라고 물었다. 이 질문은 트럼프 지지자들에겐 ‘총에 맞은 건 트럼프가 자초했다’란 뜻으로 읽혀 더이상 답변하지 않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셋째, 질문에 교묘한 선동을 포함시키는 수법이다. 이번 조사 43번 질문은 “이민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였다. 이 질문에 응답자의 73%는 “미국인들이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대신 해준다”고 답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질문인 44번에선 “그런데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고 트럼프가 주장한 것에는 어떻게 생각하나”였다. 이런 질문을 접한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답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오하이오주 ‘불법’ 아이티 이민자들을 언급했을 뿐 합법 이민까지 반대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는 “불법 이민을 방치하는 건 합법으로 이민 온 사람들의 뺨을 때리는 것”이라고 했다. 

 

박 박사는 “이처럼 트럼프에게 불리한 질문들을 집어넣거나 반대로 ‘해리스 후보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처럼 해리스에게 유리한 질문들을 대거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답변자들을 필터링한 결과가 바로 해리스 우위로 나왔던 여론조사”라고 설명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