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남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前대통령실 선임행정관)과 서울의소리 간 통화 녹취가 공개되며 여권이 발칵 뒤집힌 가운데, 김 감사위원의 사후 처신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공격하라고 사주하거나 “민주당으로 넘어가 구청장 해먹겠다”처럼 소속 당을 배신하겠다는 발언을 한 게 모두 공개됐는데도 마땅한 해명도 없이 입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4일 채널A 돌직구쇼에 출연해 김 감사위원의 태도를 정면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같은 정치인들이 이런 물의를 빚는 사건에 서게 됐을 때는, 당당하면 기자들 취재와 인터뷰에 응하고 기자회견을 하는 등 본인이 직접 나와서 이야기를 한다”며 “그런데 김대남은 자신이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고 변호인 통해서 입장을 내는 것인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또 “온 언론과 정치권의 관심이 김대남한테 있는데, 김대남 씨의 실제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본인이 떳떳하고 당당하면 왜 나서지 않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참모 출신으로서 적어도 대통령에 대한 도리, 국민에 대한 도리를 다하려면 본인이 결자해지 해서 감사 자리에서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온 나라가 시끄럽게 됐는데 아직도 뭘 믿고 사퇴를 안 하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언론 인터뷰에서 “전직 행정관을 상대로 감찰할 수도 없고 공공기관 임원에서 사퇴 강요는 직권남용”이라며 난감해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서울의소리와 통화가 공개되고 나서 지난 2일 김 감사위원은 SBS와 인터뷰했지만 전화 통화가 아닌 서면 교환 형식이었다. 그는 "저는 김 여사 전화번호도 모르는 사람"이라면서 "김 여사는 개인적으로 연락이 가능한 분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 여사가 공천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선 "당시 총선에 떨어져 넋두리 차원에서 대화 도중 과장되게 말한 것에 불과하다"며 "(대화에 등장한) 이철규 의원과 김 여사, 이원모 비서관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같은 날엔 변호인이 김 감사위원을 대리해 입장을 내기도 했다. 유정화 변호사는 "현재 의뢰인(김대남)과 관련한 억측이 난무하고, 모 유튜브 방송이 짜깁기한 불법 녹음 등이 당정 갈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점, 당원들과 관계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이나 특정 정치인과는 무관하게 기자와 모 유튜브 언론 측이 악마의 편집을 목적으로 친밀을 가장한 악의적인 접근에서 시작된 것인 만큼 당과 정이 갈등 상황에 빠지는 것은 정말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