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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폭스뉴스 “아이티 불법 이민자들, 마트 화장실서 옷 벗고 목욕한다” [외신 픽]

트럼프, 해리스와 토론서 "(아이티)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 발언 '여론 뭇매'
공화당 지지 성향의 美폭스뉴스, 실제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 이민자들의 행태 보도
주 하원의원 "아이티 난민들이 월마트 화장실서 목욕한다는 민원 다수… 도로 운전도 무섭다"

 

(편집자 주: 트럼프는 미국인들이 불법 이민 때문에 얼마나 큰 고통을 받고 있는지를 강조하기 위해 ‘반려동물 잡아먹는 이민자들’이란 선정적인 소재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불법 이민의 폐해를 호소하는 것과 불법 이민자 전체를 비인격적으로 매도하는 건 다른 문제다. 이 발언은 인종차별이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언론은 실제로 그와 같은 일들이 현실에서 존재하는지를 밝히는 게 사명이다. 미국 소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접근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는 독자의 양해를 구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고 말한 게 한국에서도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시청률 1위 방송사 폭스뉴스가 문제의 마을에서 이민자들이 벌이는 행태를 보도했다. 불법 이민자들이 커뮤니티의 법과 관습을 따르지 않아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게 기사의 요지다. 이곳 정치인의 전언에 따르면, 아이티에서 유입된 이민자(refugees)들이 동네 대형마트 화장실에서 알몸으로 목욕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폭스뉴스는 12일(현지시각) “치명적인 교통사고와 문화적 충돌이 발생하는 이유는 ‘아이티 난민들이 법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Haitian refugees ‘don’t understand the laws,’ lawmaker says amid fatal wreck, cultural clashes)이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 

 

기사에 등장하는 마을은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오하이오 주 소도시 스프링필드. 이 도시는 인구가 6만여 명에 불과하다. 오하이오 주는 현재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가 태어나, 주 상원의원도 지낸 지역이다. ‘아메리칸 드림의 위기’ 또 대표적인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로 꼽히는 곳이 바로 오하이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카말라(모든 한국 언론이 ‘카멀라’라고 표기하나 해리스 부통령 본인이 자신의 이름은 ‘카말라’라고 발음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토론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고 말했는데, 그렇게 지목된 마을이 바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다. 

 

스프링필드는 최근 아이티 난민(refugees)이 수천명이나 유입돼 문화적 차이와 특히 운전 관습의 차이 때문에 주민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오하이오 주 하원의원 카일 코흘러는 “6만 명이 살던 커뮤니티에 2만 명에 육박하는 새 인구가 유입되면서 기존 주민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며 "이민자들은 법률도 이해하지 못하고 일부 관습도 이해하지 못하며, 그에 따른  충돌이 있다. 또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실제로 몇 가지 문제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난민(refugess)들이 의도적으로 주민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코흘러 의원에 따르면, “토요일 아침 월마트에 갔더니 아이티 난민이 화장실에서 옷을 벗고 목욕을 하더라”는 민원을 수차례 접했다고 한다. 코흘러는 “이 얘기가 사실이든 아니든, 이런 식의 소문이 돌면서 최근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안 좋은 변화들을 더 심각하게 만든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이민자들이 마을 호수에 살던 거위들을 잡아 먹는다고도 했다. 

 

“마을에서 운전하기가 무섭다(horrendous).” 코흘러 의원의 얘기다. 지난해 10월 어린이 수십명을 태운 스쿨버스가 미니밴과 충돌하는 사고가 나 아이 20명이 다치고 1명이 사망했다. 미니밴의 운전자는 아이티 이주민이었고 법원에서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지역사회의 긴장을 크게 고조시켰고, 이후 도로 안전이 마을 주민들의 큰 관심사가 됐다고 한다. 

 

코흘러 의원은 “사고 한 건을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일주일에 대여섯번 이상한 사고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마을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는 말아달라고 폭스뉴스에 당부하면서 “스프링필드는 아름다운 도시다. 한때 쇠락했지만 지금은 다시 기운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 토론에 이어 12일(현지시간) 애리조나 연설에서도 아이티 난민의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여러분도 알고 있듯이 오하이오 스프링필드라는 곳이 있다"며 "2만 명의 불법 아이티 이민자들이 5만 8000명이 사는 도시로 내려와 그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이곳은 아름다운 커뮤니티였지만 지금은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