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단 소신 발언으로 보수우파 진영에서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일제시대 국적’ 관련한 발언을 거침없이 이어가고 있다. 4일엔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내 말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도 호적을 찾아보면 안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김 장관은 "호적을 찾아보면 일제시대 때 부모나 할아버지가 일본 호적으로 돼 있다"며 "(일제시대 때 조선인이) 일본 국적이 아니라고 하고 '나는 대한민국입니다' 이렇게 해봐야 대한민국은 상해 임시정부에 있는데 대한민국 국적으로는 올림픽 출전도 안 되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잖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회의원들도 자기 호적을 찾아보면 일제시대 때 자기 부모나 할아버지나 다 일본 연호를 써서 일본 말로, 일본 호적이 돼 있다"고 단언했다.
김 장관은 또 "외교적으로 일본이 우리를 지배했던 건 이미 무효라고 됐지만, 우리 호적을 보면 저도 그렇고 (일본 호적)"이라며 "국회의원들도 자기 호적을 찾아보면 일제시대 때 자기 부모나 할아버지나 다 일본 연호를 써서 일본 말로, 일본 호적이 돼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일제시대의 국적은 당연히 우리 한국 국적"이라고 말하며 논란을 수습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김 장관은 개의치 않고 소신발언을 이어간 것이다.
야당이 주도하는 국회와 싸우는 게 힘들다는 심정도 털어놨다. 김 장관은 "국회만 없으면 장관 할 만한 것 같다"며 "장관(후보자)으로서 인사청문하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다. 제 아내도 아주 힘들어서 죽겠다고 그런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도 그렇지만 어제, 그저께도 계속 결산 심사 때문에 국회에 나왔다. 오늘 새벽까지 하다가 지금 또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김 장관의 발언이) 국회 경시 발언이라고 국회에서 또 문제제기할지 모르겠다"고 하자 김 장관은 "국회를 너무 중시해서 아주 무겁다"고 비꼬았다.
김 장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저보다는 박 전 대통령이 더 깨끗하다. 왜냐하면 거기는 가정이 없고 본인 재산도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제가 볼 때는 역사의 법정에서는 물론 무죄고, 또 양심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과하게 그분을 감옥에 보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도 그렇고 우리 전직 대통령이 그렇게 감옥에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탄핵도 꼭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6일 인사청문회에서 박홍배 민주당 의원을 앞에 두고 “일제시대 우리 국적은 일본이지. 그걸 모르십니까”라고 태연하게 말하는 게 언론을 통해 비처지며 보수우파 진영의 큰 관심을 받았다. 김 장관은 또 야당 의원들 앞에서 “제주4.3은 폭동” “문재인은 김일성주의자”라고 거리낌없이 소신을 밝히며, 일각에선 대권 주자로서 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