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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칼럼

오래된 가짜뉴스 ‘친일파가 세운 나라’

대한민국은 모든 독립운동 세력이 참여해 세운 민주공화국
북한도 식민지 경력자 전문 영역에 기용
'DJ 일본문화개방-오부치 사죄' 뜻 거슬러 이제 와서 죽창가 부르자고 선동

우리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잘 모르거나 진실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민주공화국은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1945년에서 1953년까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거의 없고 나이 많으신 선배들의 기억들은 세월과 함께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건국 과정서 만들어진 상처들이 너무 깊고 커서 먼저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 건국 과정서 주요 역할을 한사람에 대한 평가도 건국 이후 정쟁 속에서 흠이 생기면서 부당하게 공보다 과만 부각 돼버렸다. 그 틈에 우리 역사 특히 건국사에 대한 편향적인 시각이 자리를 잡아 지금은 우리 역사 인식의 주류가 되어 있다. 586 운동권이 끊임없는 선동과 선전을 통해 종북적 역사관을 확산시켜 많은 사람의 믿음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선거 후보로서 이육사 묘소에 가서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의 정부 수립 단계와 달라서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라고 말했다.

 

당 대표였던 이해찬 씨는 회고록에서 “남한에서 친미, 기득권세력이 집권하였고 미국의 원조하에서 경제성장이 이루어졌다”라고 쓰고 있다.

 

이처럼 대표적인 민주당 계열 정치인들의 머릿속에는 대한민국은 친일파들이 세운 나라라는 도식이 박혀있다. 왜 친일파가 세운 나라냐고 물으면 그 이유로 내세우는 것이 반민특위 해산 말고는 없다. 더 이유를 댄다면 수많은 공직자가 일제시대 경력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대다수 신생 독립국과 심지어 북한조차도 식민지시대 경력을 가진 사람들을 전문영역에 기용하였다. 대한민국 건국의 주도 세력은 어디까지나 이승만이 대표하는 독립운동 세력이었다.

 

대한민국은 모든 독립운동 세력이 참여하여 세운 공화국이다. 이승만, 김성수는 물론이거니와 공산주의 운동 경력자인 조봉암, 상해임시정부 일원인 신익희 등이 모두 건국 과정에 참여하여 세운 민주공화국이다. 이들은 그 당시 가장 큰 현안인 토지개혁에도 뜻을 모아 유례없는 성공적인 토지개혁을 해냈다. 이는 이승만이 농림부 장관으로 조봉암을 임명하고 조봉암은 유상몰수 유상분배안을 마련해 지주였던 김성수가 앞장서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대한민국은 출발부터 봉건적인 지주 소작 관계를 청산하고 자작농의 나라로 시작하였다. 훗날 이들이 노선을 달리하고 경쟁하여 때로는 적대하는 상황도 있었지만 민주공화국을 세우는 과정에서는 협력하였고 그 결과물이 바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었다.

 

무장투쟁까지 동원된 거센 반대를 이겨낸 대한민국 건국 과정은 험난한 과정이었다. 이 건국 과정을 친일파들이 앞장선 게 결코 아니다. 독립운동 세력이 중심이 되어 앞장을 섰고 자유를 지키기 위해 공산 세력과 맞서 싸우면서 이루어진 건국이다. 힘들게 세운 민주공화국을 지킨 자유로운 시민들이 폐허 위에서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웠고 자유가 있었기에 더욱 잘 살려고 모두가 분투하는 가운데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었다.

 

친일파가 세운 나라라는 것은 허구에 불과하다. 이런 역사 인식이 주류가 되어서 사회 문화적인 담론까지 장악한 것은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해방전후사의 인식>이 출간되고 반일 민족주의가 정치적인 목적에 활용되면서 점차 주류시각이 되었다. 급기야는 해방된 지 70년이 지나서 죽창가를 다시 부르자는 선동이 벌어졌고 마치 지금 독립운동이 필요한 것처럼 사람들을 망상으로 몰아넣었다. 이처럼 친일 프레임은 정쟁에서 이익을 누리는 수단으로 전락해 버렸다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일본방문 국회 연설에서 1,500년 이상이나 교류해온 양국 관계에서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했다. 나아가 선제적으로 일본문화 개방을 선언했다. 이런 적극적인 태도에 오부치 총리는 “식민 지배로 인해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다는 역사적 사실은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20년 동안은 전진하기보다는 오히려 거꾸로 갔다.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않는 친일파 타령은 자신을 깎아 먹는 자해행위일 뿐이다. 다행히 586의 영향권 밖에 있는 젊은 세대는 중국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본에 대해서 적대적이기보다는 우호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앞선 세대의 피와 땀으로 우리 대한민국이 이룬 성취 덕분이다. 이런 세대에게 더 이상 자학적인 역사관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다.

 

<함운경 네모선장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