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18일 국회에서 현안 질의가 있었지만 MBC 측은 대거 불참했다. 이날 오씨 어머니도 직접 출석했는데도 MBC 관계자들이 참석하지 않아 MBC 측이 진실 규명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4회 국회(임시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제2차 전체 회의에선 오씨에 대한 과거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질의가 이뤄졌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현안 질의는 고 오요안나 씨의 비극적 사망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국민과 유족의 뜻에 따라 열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MBC 기상캐스터들의 입장을 직접 들어보고 억울한 점이 있으면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늘 박미나 MBC 경영본부장을 제외한 MBC 관계자들이 대거 불참했다"며 "MBC 측의 불참으로 진상규명의 길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입만 열면 정의를 부르짖지만 실은 정파적인 이해관계에 매몰돼 선택적으로 분노하는 MBC의 민낯이 아닐 수 없다”면서 “국회가 청문회를 통해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과방위는) 오늘 현안 질의 중 고 오요안나 님 및 MBC 관련으로 3명의 증인과 9명이 참고인의 출석을 요구했다"며 "이 가운데 1명의 증인과 6명의 참고인이 불출석하였으며, 불출석한 1명의 증인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나 국회 증감법 상의 제출 시간을 시한을 초과해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오씨 어머니 장연미 씨는 “(딸의 죽음이) 정쟁화되는 걸 원치 않다”면서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되지는 못할 망정 당 싸움으로 딸의 이름이 안좋게 거론되는 것이 싫다”고 토로했다.
울먹인 장씨는 “딸은 착하고 순수한 아이였다. 그냥 있는 그대로 사실만 밝혀진다면 부모로서 바랄 게 없다”면서 “진실을 규명해주기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든 의원들께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장씨는 사건에 임하는 MBC의 태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진상 규명에 소극적이며 유족에 사과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징씨는 “처음 MBC가 우리에게 ‘준동’이라는 말을 해 상처를 받았고, 제대로 사과한 것도 없다”면서 “국회에서 부장이라는 분이 사과를 하긴 했지만 우리는 오히려 더 외롭고 혼자 싸우는 느낌을 받았다”고 심정을 전했다.
장씨는 “딸이 모든 억측에서 벗어나 편히 쉴 수 있도록 진실을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장씨는 “딸이 어디선가 울고 있지 않을까,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잠조차 잘 수 없다”면서 “딸이 편하게 쉴 수 있게 도와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