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이 공영방송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보도 태도를 보여 잇따라 빈축을 사고 있다. 이번에는 익명의 한 민주당 의원의 전언을 방송에 내보냈는데, 공영방송이 유튜브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0일 이 프로그램에 장윤선 전 오마이뉴스 기자가 출연했다. 장 전 기자는 ‘이름을 말하지 말아 달라고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이 말했다’라며 ‘김건희 여사가 수석들로부터 내란 전체 과정을 보고 받은 후 국민들 앞에 나가서 직접 설명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주변에서 이거 말리느라 굉장히 힘들었다는 전언을 정치인이 들으시고”, “오만 부동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가 오늘 이 취재에서도 드러나는 건데”라고도 했다. 해당 익명의 정치인이 다른 익명의 누군가에게 들었다는 '전언의 전언'을 공영방송 전파로 내보낸 것이다.
공영언론과 지상파 방송의 편파·왜곡 보도에 대해 감시활동을 하고 있는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는 이날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을 ‘객관성 결여, 프레임 왜곡’이라고 규정했다.
공언련은 “장 전 기자가 말한 정보가 사실이라면 정치인으로서 굳이 이름을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그런데 ‘이름을 말하지 말아 달라고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이라는, 실체도 불분명한 취재원에게서 들었다는 ‘전언의 전언’을 근거로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확인되지 않는 유언비어를 공영방송 전파를 통해 유포했다”고 비판했다. 공언련은 또 진행자도 이 같은 발언을 제지하지 않았다는 점도 짚었다.
이에 공언련은 MBC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이 방송심의규정 제9조 공정성과 제14조 객관성을 위반했다고 판단,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