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윤상현·김민전 국민의힘 의원과 만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 출석하기를 잘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12.3 비상계엄 경과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이 알려져 있어 본인이 직접 변론에 나아가 일부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았다는 안도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 접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이런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은) 헌재에 나가보니 이제서야 좀 알겠다. 이런 식으로 너무 곡해돼 있구나(라고 말했다)"라며 "그래서 헌재에 나간 건 잘한 결정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신 듯하다"고 말했다.
한 기자가 '어떤 점에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했느냐'고 묻자, 윤 의원은 "예를 들어 홍 전 차장, 곽 전 특수사령관 여러 진술이 오락가락하지 않나"라며 "'헌재에 간 것을 잘한 것 같다' 이런 식의 말씀이 있었다"고 답했다.
곽종근 전 사령관의 경우, 당초 언론 인터뷰와 국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6일 헌재에 증인 출석해서는, 처음에는 ‘의원’이라고 했다가 끝에선 ‘인원을 끌어내라고 했다’고 묘하게 진술을 번복했다.
윤 의원은 또 윤 대통령에게 '아직 20대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당당하셔야 한다. 당당한 모습이 보기 좋다'는 지지자들의 격려를 대신 전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국민의 자존심이 대통령 아니냐. 그런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며 "젊은 세대와 국민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꼭 전해달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또 "지금은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다. 민주당이나 좌파는 강력하게 카르텔을 형성하고 집요하게 싸우지 않나. 우리는 모래알이 돼서는 안 된다"며 "지금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위기 아닌가. 강력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의원은 이번 방문에 대해 "개인적 의리뿐 아니라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으로서 대통령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포문을 열었는데, 일조하는 게 기본적인 도리라는 심정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의 가치를 공유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전투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은) 의원들 접견을 다음주 초까지 하고 그 다음부터는 안 할 것"이라며 "30~40명 정도가 저에게 말을 했고, 월요일에 의원들이 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