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대형 참사가 일어난 후 무안공항의 운영상 문제점들이 드러나자 조선일보는 “’설마 병(病)’이 비극적 참사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턱없이 부족한 무안공항의 인력·장비가 부른 인재”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31일 <조류 무대책, 콘크리트 둔덕, '설마 病'이 만든 참사>라는 사설을 통해 “무안공항의 경우 경사진 지형 때문에 로컬라이저가 둔덕 위에 설치돼 있었고 둔덕 자체가 단단한 콘크리트로 보강돼 있었다”며 “미국 등 해외는 말할 것도 없고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공항안전운영기준에도 로컬라이저는 잘 부러지는 구조로 세워야 한다고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2022년 조류 관련 영향평가에서 가장 높은 ‘위험수준3′을 받았다”며 “신속히 추가적 위험 경감 대책을 마련하라는 진단이 나왔지만 제대로 이행한 것이 없다. ‘설마’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설마’는 자주 사고를 일으키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한번 터지면 비극적 참사로 이어진다”고 꼬집었다.
한국일보는 이날 <콘크리트 둔덕에 무리한 운항...제주항공 참사, 인재 아닌가>라는 사설에서 “일각에선 제주항공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가동률을 한계치로 끌어올리면서 점검·정비 부족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한다”며 “제주항공 여객기의 월평균 운항시간(418시간)은 다른 항공사보다 최소 40시간, 많게는 80시간 길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철새 도래지로 둘러싸인 공항임에도 조류 퇴치 인력은 단 4명에 불과하고 심지어 참사 당일엔 2명만 근무를 했다고도 한다”면서 “조류 탐지레이더 등의 안전설비조차 한 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원인을 하나로 몰아가는 건 섣부르지만, 항공사고는 한 번의 사고가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하나씩 면밀한 조사를 해야 한다”며 “규정을 지켰는데도 사고가 났다면 규정을 손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공항과 항공기 안전 문제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라는 사설을 통해 “이런 유형의 활주로 위험 요소나 안전 인력 부족 문제, 정비 미비 및 과도한 운항 우려가 특정 공항이나 항공사에만 국한된 게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전국 공항 및 항공업계 전반에 대한 신속한 안전 점검과 대비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라며 “특히 안전에 있어선 적당한 것보다 과한 게 더 낫다는 말이 있는데, 항공 분야는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더더욱 그 기준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겨레는 <항공안전 결함 노출,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 철저히 해야>라는 사설에서 “아직까진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없으나, 비상시 작동했어야 할 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에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사설은 “이번 사고는 조종사의 조류 충돌에 따른 메이데이(조난) 선언부터 비상 동체착륙, 항공기의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안전시설)·외벽 충돌과 폭발까지 불과 3~4분 사이에 벌어졌다”며 “랜딩기어 등 항공기의 기체 결함과 사전 정비 여부, 활주로·로컬라이저 등 공항 시설의 안전기준 충족 유무, 조류 충돌 예방 및 경보 체계 작동 여부 등 따져봐야 할 게 한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