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26일 변호인을 통해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변호인들은 계엄 선포의 배경에 대해서도 소상히 설명했는데, △야당의 ‘정치 패악질’에 대한 경종 △선거부정 의혹 해소 △ 반국가세력 정리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상휘 변호사, 유승수 변호사가 나왔다. 변호사들은 다수당의 횡포로, 국회가 당대표의 방탄을 목적으로 활동하며 국정을 마비시키는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국정을 마비시키는 정당은 국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탄했다. 22차례나 공직자를 이유없이 탄핵한 일, 대통령실과 수사당국의 특수활동비 예산을 모조리 삭감한 일, 또 동해 석유시추 예산을 고작 8억으로 대폭 삭감한 일 모두 사실상 국정 마비를 초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 부정 의혹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변호인들은 선거 부정을 의심하는 많은 국민들이 있는데, 이 의혹을 해소하는 건 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런데 선관위가 압수수색도 거부하고 국가정보원의 점검 등 외부 기관의 접근을 일체 불허하기에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했음을 강조했다. 이런 일에 눈을 감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대통령으로서 헌법수호 책무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했다.
노상원 전 정보세령관과 의견을 교환한 것도 인정했다. 다만 그것은 국방부장관으로서 소관 업무에 대해 누구와도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의 개인적인 행각에 대해선 김용현 전 장관은 모른다고 설명했다.
'반국가세력'도 거듭 언급됐다. 변호인들은 이들 반국가세력이 여론 조작을 벌이고 있으며, 정국 불안을 선동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세력을 정리하는 게 바로 대통령으로서 통치권자로서의 사명이라고 했다.
이하상 변호사는 "비상계엄의 선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며, 계엄 선포할 상황인지 여부는 오직 대통령만이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면, 국방부장관이 계엄사무를 책임지는 것이라고 하면서, 둘은 별개의 일이라고 했다. 즉 계엄 선포 후 계엄군에 의해 국민의 재산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하면 그 책임은 국방부장관이 진다고 했다. 많은 언론이 이를 구분하지 못해 마치 계엄사무를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도 호소했다.
즉 김 전 장관은 계엄선포가 다수당의 국정 무력화 시도, 선거부정 의혹, 반국가세력에 대한 대응으로 이루어진 적법한 행위라고 주장한 것이다. 검경과 공수처의 수사는 모두 불법이며, 내란이란 규정은 터무니없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전 장관 측은 MBC와 JTBC 기자는 출입을 못하게 했다. 이들 언론사 취재진들이 현장에 와서 항의했지만 출입은 불허됐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