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불법 트랙터 시위를 막던 경찰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에 허용하자 경찰의 무기력함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혼란한 정국에서 경찰이 불법 집회에 단호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선일보는 “‘불법 집회에 엄정 대응한다’는 원칙을 야당의 압박에 스스로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24일 <탄핵 정국이라고 불법이 용인되어선 안 돼>라는 사설을 통해 “당초 경찰은 시민 교통 불편을 이유로 트랙터의 서울 진입을 불허했다”면서도 “민주당 의원 등을 만난 뒤 전농의 트랙터 일부가 한남동까지 가도록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야당의 압박에 ‘불법 집회에 엄정 대응한다’는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지난 12일 민노총은 애초 신고했던 서울 남영역 일대를 이탈해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로 행진하기도 했다”며 “지난달 9일 정권 퇴진 집회에서는 민노총이 경찰 저지선을 거칠게 돌파해 경찰관 105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정치가 불확실할수록 경찰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시위는 보장하되 불법에는 법대로 대처하겠다는 확고한 원칙을 세워 시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계엄은 위헌성, 불법성 때문에 비판을 받는 것”이라며 “그런 계엄을 거부한다는 사람들이 불법을 예사로 저지른다면 계엄 세력과 불법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세계일보도 이날 <탄핵 정국이라도 불법 트랙터 도심 시위까지 벌여서야>라는 사설에서 “아무리 계엄과 탄핵의 어수선한 정국이라고 하더라도 트랙터를 동원한 시위가 서울 도심에서 버젓이 벌어진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신고 범위를 벗어났거나 아예 신고하지 않은 불법 집회”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12·3 계엄 사태와 관련해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이 모두 구속된 상황임을 고려하더라도 공권력 대응은 무기력하기만 했다”며 “계엄 심판이라는 큰 목소리 앞에서 작은 불법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나쁜 사례를 남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한 “시위대 측에서는 현장 경찰 책임자를 직권남용으로 고발하겠다는 말까지 나온다니 이런 적반하장도 없다”고 지적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