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구속 수감되던 지난 16일, 각 언론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앞을 스케치한 기사를 내보냈다. 그런데 누가 보더라도 조 전 대표를 비상식적으로 옹호하는 기사가 버젓이 노출되고 게다가 여타 언론들이 그 보도를 무비판적으로 받아쓴 게 여실히 드러났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우리 언론의 현 주소다.
국가기간 뉴스통신사 연합뉴스는 <조국, “정권교체에 전력투구, 정권유지 막아야”... 서울구치소 수감>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날 서울구치소 정문 앞은 오전 8시부터 조 전 대표의 지지자 100여명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썼다. ‘인산인해’란 표현을 씀으로써 기사를 읽는 독자들에게 조 전 대표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매우 많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100명’에 불과한 인원이 모인 것을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표현한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조차 어울리지 않을 정도다.
문제는 이런 비상식적 보도를 많은 매체를 그대로 따라썼다는 것이다. 본지가 찾아본 결과, 중앙일보 같은 대형 언론사조차 이 표현을 그대로 받아썼다. 그외에 데일리안, 헤럴드경제, 국제신문 등도 연합뉴스의 황당한 기사를 그대로 옮겼다.
서정욱 변호사는 “인산인해란 사람이 산과 바다를 이룰 정도로 많이 모였다는 것인데, 도대체 100명으로 무슨 산과 바다를 이룬다는 것인가”라며 “이런 황당한 비유를 어떻게 정론지에서 대놓고 기사화할 수 있는지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연합뉴스는 ‘인산인해’란 표현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설령 현장 기자가 현장의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그와 같은 기사를 송고했다 쳐도 그걸 걸러야 하는 데스크가 책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바른언론 트루스가디언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