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당시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이 정면 반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히려 들여보내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11일 TV조선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당시 계엄사 등을 통해 '국회 관계자들의 국회 출입을 막지 말고 들여보내라'고 지시했다"며 "국회 본회의에서 계엄 해제 요구 안건이 심의되는 과정을 전 국민이 방송을 통해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떻게 군이 들어가서 끌어낼 수 있었겠냐"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의 주장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설명이다.
곽 전 사령관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난 3일 밤) 대통령께서 제게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했다”며 “의결 정족수가 아직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인원을 끄집어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이 지시를 이행하지는 않았다는 게 곽 전 사령관의 주장이다. 그는 “지시 사항을 이행해 들어가더라도 작전 병력이 범법자가 되는 문제가 있고, 또 강제로 깨고 들어가면 너무 많은 인원이 다치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현 위치에서 더 이상 안으로 진입하지 말라고 중지시켰다”고 말했다.
국회에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707특수임무단장 김현태 대령은 9일 본인이 연 기자회견에선 ‘의원들을 끌어내리란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휘통제실에서) 저한테 국회의원들 끌어내리라는데 가능하겠냐라고 물었고, 저는 진입조차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래 알겠다, 무리하지 마라’라고 했다”란 게 김 대령이 설명한 당시 상황이다.
다만 김 대령은 10일 국회에 출석해선 자신이 직접 그같은 지시를 받은 건 아니라고 부연했다. 김 단장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곽종근 사령관과 전화통화 중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저한테는 끌어내라고 까지는 아니었다"고 답했다.
허 의원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직접 듣지 않은 것이 맞냐. 왜 어제는(기자회견 때는) 그렇게 얘기를 하셨나'를 묻자 "150명을 넘으면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고 빨리 들어가라는 어조였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또 '국회의원 150명이 넘으면 안된다는 말을 끌어내라는 지시로 생각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