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을 맡고 있는 서울고등법원이 “3개월 안에 재판을 끝내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를 다 못 채우고 조기 대선이 실시되는 게 유력한 마당에 차기 대선이 언제 치러지느냐가 이 대표와 민주당의 집권 여부를 크게 판가름하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법원은 '신속 재판'을 강조하는 광고까지 냈다.
9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2심은 사흘 전 서울고등법원에 접수됐다. 법원은 이를 부패·선거 범죄 전담 재판부에 사건을 배당했다. 앞서 1심에선 이 대표에게 징역2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 형량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는 피선거권을 잃는다. 형이 확정되면 대선에 못 나온다는 얘기다.
공직선거법은 2심과 3심 판결은 각각 3개월 안에 나오게끔 규정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도 거듭 신속한 재판을 강조해 왔다. 따라서 이 대표 2심은 내년 2월까지, 최종심은 내년 5월까지는 나와야 한다.
이와 관련해 법원 관계자는 "2심 재판을 3개월 이내에 끝내야 한다는 법 규정은 최대한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대표 2심이 내년 2월엔 나온다는 얘기다.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재판이 먼저 끝날지, 대선이 먼저 치러질지가 중요한데 최근 법원이 하필 ‘똑바로 곧바로’란 광고를 낸 게 의미심장하다”고 지적했다.
최 평론가가 말한 광고는 지난 9일 주요 일간지에 실렸다. 법원은 이 광고에서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 국민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사명입니다”란 카피로 홍보했다. 법원의 의지를 이렇게 피력한 것인데, 시점이 미묘하다는 게 정가의 인식이다.
최 평론가는 그러면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이 대표가 ‘2심 유죄’를 안고 출마해야 하는 상황일 것이라고 추론했다. 최 평론가는 “1심만 나온 것과 2심까지 유죄가 나온 채 대선을 치르는 건 굉장한 차이다. 한 100만 표 이상 차이가 날 것”이라며 “왜냐하면 2심으로서 사실관계 다툼은 끝나는데, 2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가 나온다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그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국건 정치평론가도 “법원이 광고까지 낸 걸 보면 신속하게 재판하겠다는 법원의 의지가 보인다”며 “이 대표가 국회를 엉망으로 만들고 사법체제를 흔들고 있는 걸 법원도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송원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