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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신문 읽기] "이재명 정치 판결" 반발하는 민주당 향한 한겨레의 당부… "의연하라"

“이재명, ‘법률 해석은 범죄자가 아닌 판검사가 하는 것’이라던 자신의 주장과 180도 달라” (중앙일보)
“정치적 위력으로 사법 진실 가리려는 ‘방탄 올인’ 전략 성공하지 못할 것” (조선일보)
“민주당, 수권정당 지향한다면 판사 겁박하고 삼권분립 흔드는 일에 무슨 명분 있나” (한국일보)
“민주당, 사법부 독립 지키고 존중할 때 유리한 판결 나왔을 때 더 값질 것” (국민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이 나온 이후 민주당이 장외집회에서 ‘정치 판결’이라고 주장하자, 이에 대해 좌우 신문사 모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겨레도 “’정치 판결’로 규정해 감정적 반응은 오히려 역효과”라고 지적하고 있고, 중앙일보는 “본인에게 불리한 판결엔 정반대로 해석한다”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18일 <이재명 1심 판결에 과도한 정략적 대응 자제해야>라는 사설을 통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의 수사·판결 모두 ‘야당 탄압’ ‘정치 판결’로 규정하며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설은 “선거법 위반 판결은 이 대표의 정치생명뿐 아니라 민주당의 대선 보전금(434억원) 반환 문제도 걸려 있어 당 차원의 위기감이 가중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상급심 법정에서 무고함을 다투는 것을 넘어 지나치게 격한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 건 오히려 역효과를 얻을 수 있음도 유념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또한 “아직 상급심이 남아 있는데다, 진행 중인 재판들도 있다”며 “이번 선고 결과를 놓고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여야 모두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항소는 장외의 정치 말고 법리로 해야 한다>라는 사설에서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법원 내년 예산을 정부 원안보다 246억원이나 더 늘려주며 회유하더니 판결이 나오자마자 판사들을 향해 무섭게 좌표를 찍어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판결 불복에 나서는 모습이 참으로 볼썽사납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이 대표는 과거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법률 해석은 범죄자가 아니라 판검사가 하는 것이다’ ‘나쁜 짓 하면 혼나고, 죄지으면 벌 받는 게 당연하다’는 글을 SNS에 곧잘 남겼다”며 “지극히 당연한 이 이야기를 본인에게는 왜 180도 다르게 해석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조선일보도 <李 대표 앞으로도 방탄 정치로 국정 가로막을 텐가>라는 사설을 통해 장외집회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전하며 “법원 겁박을 위해 전화 폭탄, 문자 폭탄이라도 보내라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사설은 “민주당은 ‘판사 선출제’를 거론하고 강성 지지층은 판사 탄핵 서명 운동까지 벌였지만 사법부를 힘으로 누르지 못했다”며 “정치적 위력으로 사법 진실을 가리려는 ‘방탄 올인(다 걸기)’ 전략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는 <이재명 판결에 '사생결단 정국'… 국정·민생 실종 안 된다>라는 사설에서 “야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가 ‘정치적 몰락’에 빠질 단초가 현실화한 만큼, 안 그래도 불안정한 정국이 이중삼중으로 격랑을 탈 조짐”이라며 “예상 밖 중형이라 해도 국회 제1당으로서 민주당이 보인 반응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수권정당을 지향한다면 거대 야당이 판사를 겁박하고 삼권분립을 흔드는 일에 무슨 명분이 있나. 판결 불복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분명한 건 극단으로 치닫는 정쟁의 폭주에 국정과 민생까지 흔들려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野 '인권 최후보루' 칭송하더니… 사법부 압박 멈춰야>라는 사설을 통해 “평소엔 ‘사법부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고 치켜세우더니, 불리한 판결이 나오자 태도가 돌변하는 것은 무슨 이중 잣대인가”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사설은 “야당이 바라는 대로 ‘정치 판결’이 안 나오게 하려면 민주당도 법원 밖에서 재판부를 압박하는 언행을 멈춰야 한다”며 “민주당이 사법부 독립을 지켜주고 존중할 때 나중에 유리한 판결이 나와도 더 값지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