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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TG 칼럼] 金여사 치맛자락만 붙들고 있는 언론의 수준, 창피하다

미국 대선 막판까지도 한 목소리로 '초접전 예상'이라고 써대던 한국언론들
왜 그렇게 '김건희, 김건희'만 붙들고 안달일까? 취재 능력, 기사생산 능력 부족 탓

김건희 여사에게 휘둘리는 건 남편인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바로 ‘김건희’만 보도할 줄 아는 한국 언론들이다. 한국 언론들은 미국 친민주당 좌파 언론을 베껴쓰기 하느라, 선거 막판엔 해리스 후보 우세, 선거 당일엔 ‘막판 초접전’이라고 쓰고 있었다. 개표가 중후반으로 치달으며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단 수가 해리스보다 80여석 가까이 앞서가는 중에도 '접전 가능성'이라고 버젓이 써댔다. 이런 수준의 한국 언론에게 김 여사 같은 치맛바람은 아주 좋은 먹잇감이다. 오직 김건희, 김건희, 한국 언론은 오직 김건희만 보고 김건희만 쓴다. 

 

왜 그럴까. 다른 문제를 쓸 능력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거 몇개의 메이저 신문이 언론계를 장악하고 있었을 땐 정치인들이 검사들이 기자와 폭탄주를 마시고 대우를 해주며 기삿거리를 줬다. 기자들이 공부는 안 하고 술만 먹어도 기사가 나오는 세상이었다. 그런데 그런 세상은 진작 끝났다. 과거처럼 출입처 취재만 충실히 해도 기사가 생기는 세상이 아니란 얘기다. 그런 기사는 이미 인터넷에 넘쳐난다. 다른 매체와 조금이라도 차별하려면, 기자 자신이 고민하고 공부해야 한다. 그런데도 아직도 기자들은 과거 방식대로 출입처 관계자들과 스킨십하는 걸 취재의 최고로 친다. 인류가 화성에 집을 짓느냐 마느냐 하는 이 판국에 기자들은 아직도 기와집을 못사 안달이다. 

 

그러니 김 여사 같은 가십거리에 침을 질질 흘린다. 적당히 얼버무려 아무거나 쓰기만 하면 독자들이 봐주기 때문이다. 별다른 작문력도 필요없다. 7일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머리를 숙이고 ‘어쨌든 심려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런데 또 모든 언론이 그걸로 부족하다고 한다. 뭘 어쩌란 것인가. 기자들 불러 앉혀놓고 마누라 뺨이라도 후려치란 얘긴가. 기자들의 득달에 결국 대통령의 이달 해외순방에 김 여사가 동행하지 않기로 했단다. 도대체 영부인이 대통령의 해외 출장을 안 따라가면 어떤 국익이 더 생기나. 오히려 장시간 비행과 빡빡한 일정 가운데 배우자라도 있어야 담소라도 나누고 머리라도 식히며 심신을 달래는 것 아닌가. 무능력하고 자존감 낮은 기자들이 영부인 치맛자락만 붙들고 ‘나도 기자요’ 하는 와중에 대통령이 국무 중 피곤만 더 늘게 생겼다. 

 

8일자 중앙일보 사설은 <‘어쨌든 사과한다’만 기억나는 윤 대통령 기자회견>이라며 대통령을 비꼬았다. 그에 달린 댓글이 ‘뼈를 때린다.’ 그래도 ‘기자’를 자처하는 자라면 이 댓글을 한번 읽어보시라. 그리고 양심이 있다면 영부인 뒷담화는 사석에서나 하시고, 자기 자신의 수준을 높이는 데 힘쓰시라.

 

“대통령으로서 진솔한 사과였다고 본다. 국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전임 대통령에 비해 국정운영도 잘하고 있다고 본다. 언론에 참으로 문제가 많다. 논설위원 하던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기도 하고, 언론이 아닌 이권조직이 되버렸다. 아예 차기 대통령도 언론기관에서 선발하라. 외교, 안보에 대해서는 묻지도 못하는 기자들 수준이다. 아마도 5년 내내 국내 정쟁에 대해서 싸움질만 할 것이다. 국가 미래를 위해 우선순위도 없고 참으로 지엽적인 사안에 대해서 죽기살기 싸우는 듯 하다. 고작 해리스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떠들기만 하던 언론 아닌가? 예측 능력도 없고, 자기들 이해관계가 중심이 된다. 한국이 망한다면 이런 사이비 언론 때문일 것이다.”
 

트루스가디언 편집장 송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