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MBC가 인터넷 매체의 근거 없는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확산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완수 경남지사 공천과 김진태 강원지사 공천에 김 여사가 관여했다는 주장을, 직접적 물증은 하나도 없이 여과없이 보도했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엔 이 주장을 보도한 뉴스토마토 박현광 기자가 직접 출연했다. 진행자 김종배 씨는 박 기자를 소개하며 “보도가 충격적이라 이 내용 중심으로 상세히 여쭤보겠다”고 기사를 기정사실화하는 등 분위기를 띄웠다.
이날 박 기자는 당일 김 여사의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개입 의혹을 소개하면서, 당시 ▲경남지사 선거 때 아크로비스타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부부와 명태균, 박완수 만남이 있었다, 여기서 대통령 당선인 부부의 교통정리로 윤한홍 의원이 출마를 접어 박완수 후보가 공천됐다 ▲강원지사 선거는 컷오프된 김진태 예비후보가 단식농성할 때 명태균 씨가 김건희 여사가 자주 찾는 곳을 알려줬다, 김진태 예비후보가 김 여사를 만난 다음날 공천 결과가 바뀌었다 등의 주장을 했다.
공언련은 “해당 주장의 근거는 모두 ‘주변 인물들의 증언’, ‘익명의 취재원’, ‘보호해야 할 굉장히 중요한 취재원’ 등에 불과할 뿐 구체적인 녹취록이나 캡처된 문자와 같은 직접적인 물증은 단 하나도 없다”며 “뉴스토마토는 공영언론이나 방송사가 아닌 만큼 이러한 내용을 보도할 수 있다고 해도, 공영방송이 이렇듯 직접적 근거가 전혀 없는 일방적 보도를 전파를 통해 아무런 검증도 없이 확대·재생산했다”고 비판했다.
공언련은 “특히 구체적 근거를 요구해야 할 김종배 진행자는 오히려 ‘오늘 보도 내용이 상당히 충격적이다’ ‘공천개입이 김영선 전 의원 수준을 넘어섰다”, “명태균 씨의 당시 파워라고 하는 게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그 이상이라는 것이다” 등, 뉴스토마토의 보도 내용이 사실임을 반복적으로 전제하며 김 여사의 공천 개입을 기정사실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지난달 20일 방송에서도 박현광 기자를 출연시켜 뉴스토마토 보도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는 등, 뉴스토마토의 명태균 씨 관련 ‘폭로 보도’에 사실상 협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언련은 이날 방송이 방송심의규정 제9조(공정성)과 제13조(대담 토론프로그램) 등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