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의 전동 스쿠터 음주운전 사건과 관련해 잘못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도한 JTBC '뉴스룸'(지난 8월 7일 방송)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주의'를 의결했다.
방심위는 7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정기회의를 열고 JTBC '뉴스룸'(지난 8월 7일 방송)에 대해 의견 진술을 들었다. JTBC 측은 “변명의 여지없이 우리의 잘못으로 일어난 오보”라며 “경찰에 확인하는 과정이 부족했고, 정황을 추론하다 잘못 보도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사실 확인이 되지 않는다면 보도를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정수 방심위원은 “팩트체크가 핵심인 뉴스에서 확인되지 않은 인물을 슈가라고 방송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회사의 제도적 조치나 취재의 강령 등 가시적인 조치가 의견 진술서에 없어 앞으로 재발 방지를 하겠다는 것인지 미심쩍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강경필 방심위원도 “사실 확인이 없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확인되지 않은 영상을 진짜인 것처럼 방송한 것은 실수가 아닌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방심위는 KBS ‘KBS 중계석’(8월 15일 방송)에 대해선 ‘권고’를 의결했다. 해당 방송은 광복절에 일본을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이 기모노를 입거나 기미가요가 사용되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영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의견 진술에 참석한 KBS 측은 “원래 방송 계획은 7월 31일이었으나 파리 올림픽 중계로 방송이 연기되다 기계적으로 편성한 것이 광복절이었다”며 “국가적으로 중요한 날에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설명했다. KBS 측은 “특별감사가 진행 중이고 감사 결과가 나오면 인사징계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은 “진상조사가 아직 안 끝났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서둘러 의결을 하면 진상조사나 조치에 영향을 끼칠 것 같다”며 “책임자에 대한 조치 결과를 보고 의결하는 것이 낫다”고 ‘의결 보류’ 의견을 냈다. 김 위원은 “처음부터 광복절에 편성됐다면 심각한 문제지만, 편성이 연기되다 잡힌 날짜가 광복절인 것을 간과한 것 같다”며 “문제가 된 후 두 달이 지났기에 많은 국민들이 이 부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과정을 궁금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권고’ 의견을 냈다.
이에 강 위원은 “박민 KBS 사장이 사과하는 등 신속한 조치는 이루어졌지만 이런 사태가 일어난 시스템이 허술하기에 일어난 문제”라며 의결 보류에서 권고로 의견을 바꾸었다.
방심위는 여론조사 결과 필수고지 항목을 누락한 MBC '뉴스데스크'(2023년 6월 16일 방송)·'2시 뉴스 외전'(2023년 6월 16일, 7월 4일 방송)·'김종배의 시선집중'(2023년 6월 22일, 7월 4일, 6일, 13일 방송), KBS '주진우 라이브'(2023년 5월 16일, 6월 30일, 7월 14일, 19일 방송)에 대해서도 ‘권고’를 의결했다.
류 위원장은 “작년 7월 20일 기준으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필수고지 항목을 누락한 심의에 대해 제재 수위를 강화하겠다고 공문을 보냈다”면서 “해당 방송들은 공문을 보내기 이전에 문제가 된 방송”이라며 ‘권고’ 의견을 설명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