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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픽] 英이코노미스트 “자외선 노출 많을수록 암·심혈관 질환 낮춘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 연구팀, 36만명 인구 데이터베이스 분석
햇빛을 25% 더 많이 쬐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 19% 감소하고
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12% 감소… "비타민D와 산화질소에 주목해야"

 

햇빛을 오래 쬐는 건 건강에 나쁜 것으로 일반에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인들, 특히 여성들은 도시생활에서도 선크림을 즐겨 바르고 야외 운동하는 사람 중에는 얼굴 전체를 가리는 사람도 많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자외선에 대한 이같은 일반적 인식이 틀릴 수 있다는 기사를 냈다. 자외선에 많이 노출될수록 암과 심혈관 질환 발병을 오히려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자외선은 조기 노화를 가져오고 주름을 악화시키며, 피부암의 가능성을 높이는 걸로 인식돼 왔다. 이에 따라 대부분 선진국들은 일광욕 때엔 자외선 차단제로 피부를 보호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각) 이코노미스트 인터넷판은 <자외선에 노출되면 이로운 이유>(Exposure to the Sun’s UV radiation may be good for you)란 제목으로 자외선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공중 보건저널 ‘헬스 앤 플레이스’(Health and Place) 최근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더 많이 자외선에 노출될수록 심혈관 질환뿐 아니라 암으로 인한 사망도 ‘유의미하게’(significantly) 낮췄다. 가장 치명적인 피부암의 한 형태인 흑색종 피부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자외선 노출도에 따라 바뀌지 않았다. 그동안 자외선의 이로움에 대한 소규모 연구는 여럿 있었지만 이번 연구처럼 자외선 노출과 수명 연장 간의 관계에 대해 대규모로 진행된 건 처음이라고 한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36만 명 인구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선베드(일광욕 침대)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비사용자들보다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23% 낮고, 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은 14% 적었다. 영국의 도시 트루로에 사는 주민들은 에든버러나 글래스고에 사는 사람들보다 연간 평균 25% 햇빛을 더 많이 쬔다. 연구팀은 25% 햇빛을 더 많이 쬐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19% 감소하고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12% 감소한다고 보고했다.

 

자외선이 이처럼 건강에 유익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알려진 게 없다. 다만 연구팀은 자외선이 체내에서 만드는 비타민D가 면역력을 높이고 뼈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자외선을 쬐면 피부 세포에서 산화질소가 만들어지는데 이 산화질소는 강력한 혈관 확장제로서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 질환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번 연구는 백인 유럽 혈통의 사람들만 대상으로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새로운 연구는 과학자들과 건강 전문가들로 하여금 자외선 노출의 이점과 위험성에 대해 더 깊이 연구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로서는 선크림을 바르는 것을 멈추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