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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칼럼

[TG 칼럼] 배드민턴 생태계를 위협하는 안세영의 황당한 요구

중립 기어 넣고 사태 관망하던 국민들, "돈 더 벌게 해달라" 요구에 돌아서
배드민턴으로 부와 명예 누리고픈 선수가 안세영 한 사람일리가 없는데
업계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 주장 황당… 1人을 위해 전체의 룰 바꿀 수 없어

금메달을 따자마자 ‘분노가 나를 키웠다’는 안세영의 폭탄 발언을 듣고 많은 국민들은 얼마나 답답했으면 자기 잔칫상에 스스로 재를 뿌렸겠냐며 안세영을 두둔했다. 분노의 화살은 체육계와 배드민턴협회로 쏠렸다. 정부가 나서서 10명이 넘는 조사단까지 꾸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안세영이 협회를 문제삼은 것은 결국 돈을 더 벌고 싶다는 욕심 때문임을 본인이 고백했다. 

 

돈 벌고 싶은 욕심을 탓할 수 없다. 그런 욕심을 부정하는 게 바로 북한식 사회주의다. 그런데 안세영의 주장이 나온 이후 배드민턴계에선 배드민턴 생태계를 위협하는 소리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의 요구대로 개인 후원 계약을 풀어버리면 이제 협회가 중심이 돼 선수를 육성하는 시스템은 무너진다는 것이다. 

 

중립 기어 넣고 사태를 관망하던 국민들에겐 속았다는 반응이 터져 나온다. 중국으로 귀화해 버리라는 반응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금메달 땄다고 장하다고 박수치던 국민들이 이제 자신의 지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이제껏 사용한 배드민턴 인프라는 누구 돈으로 만들었나, 국민 돈이었다. 한경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배드민턴협회에 투입된 국민체육진흥기금은 88억원이다. 국민들은 이 돈을 내고도 싫은 뉴스를 접해야 하니 불쾌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혹자는 능력에 따라 부를 축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연히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뛰어난 한 사람이 돈을 자유롭게 버는 동안 다른 배드민턴계 사람들은 이제 배드민턴은 한국 엘리트체육에서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그렇다면 이건 백번 부당한 요구다.

 

배드민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사람이 안세영 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배드민턴으로 유명세도 누리고 돈도 많이 벌고 싶은 사람이 안세영 한 사람일리가 없다. 그런데 과연 안세영의 주장에 동조하는 업계 사람이 누가 또 있는가. 안세영은 본인 한 사람의 영달을 위해 업계의 룰 자체를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개인과 집단의 대결로 몰아가는 시각이 있는데 아니다, 이건 룰의 문제다. 룰을 바꾸려면 바꿀 만한 규모의 개인이 모여야 한다. 안세영 한 사람을 위해 룰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