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 이후 방통위 수장을 맡고 있는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이 기관 청사 대회의실에 대한 리모델링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행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방통위를 찾아 보였던 행태를 '기관 유린'이라고 판단하고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8일 채널A에 따르면, 김 대행은 7일 직원들에게 “4층 대회의실은 방통위의 주요 의결이 이뤄지는 '심판정'인 만큼 기관장 동의 없이 함부로 출입 못 하게 하고, 심판정답게 구조를 바꾸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지시는 야당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시 하루 전인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들이 대회의실에 들어와 청사 현장 검증을 벌였는데, 김 대행은 이때 강한 어조로 민주당 위원들을 비판했다. 그는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민주당 위원들에게 “지금 질문할 자세를 갖췄냐, 수십명 끌고 와서 깡패냐”라고 항의하며 맞섰다.
실제 김 대행은 "대회의실은 방통위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자리"라며 "내 입장에서는 (민주당의 현장검증이) 기관유린이자 기관 명예훼손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채널A에 설명했다. 과방위원들이 방통위원장 석에 앉는 등 대회의실을 차지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김 대행은 방통위 직원들에게 △대회의실이 아닌 심판정 현판을 붙이고 △기관장 동의 없는 출입은 막고 △방통위 상임위원들과 일반인의 출입문 분리 △법정처럼 방청석과 상임위원들 의석을 분리하는 칸막이 설치 등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지시가 이행되면 야당 의원들이 방통위를 방문해 기관 운영을 방해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