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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뤄 같이 평양 가자"… 탈북 외교관 리일규, 태영호 탁구 친구였네

리일규 “탈북 계기, 노력에 대한 불평등한 평가와 그에 대한 좌절감”
“북한 주민들, 자식 좀 더 나은 삶을 누리려면 ‘답은 통일밖에 없다’고 생각”
태영호 “리 참사는 나의 탁구 라이벌이었지…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의 리일규 정치담당 참사가 지난해 11월 가족과 함께 국내로 망명한 사실이 16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개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전 의원은 리 참사에게 “함께 통일 이뤄 평양에 다시 가자”라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리 참사는 탈북 계기에 대해 “노력에 대한 불평등한 평가와 그에 대한 좌절감 등이 있었다”라며 “부모님, 장인·장모님이 다 돌아가신 것도 결심에 일조했다”고 답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은 한국 국민보다 더 통일을 갈망하고 열망한다. 그 이유는 못 살기 때문”이라며 “간부든 주민이든 자식의 미래를 걱정할 때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생각하고 그 답은 통일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리 참사는 김정은 딸 김주애에 대해 “처음 공개했을 때는 신기했는데 열병식 같은 공식 국가 행사까지 데리고 다니니 거부감이 점차 들었다”라며 “내가 한평생 저 사람들의 발밑에서 온갖 수모를 받았는데 내 자식이 저 어린 것 앞에 굽신거리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기가 막혔다”고 토로했다. 

 

그는 ‘북한에서 여성 지도자가 나올 수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 “2012년 한국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잖나. 김정은이 그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라며 “그때 김정은이 김평해 당 간부부장 겸 담당 비서에게 우리도 여자를 대대적으로 써야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인 국가가 된다는 취지로 얘기를 했다”고 답했다.

 

리 참사는 북미 회담에서 외무성이 아닌 통일전선부가 나선 것에 대해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부터 외무성의 권한과 발언권이 완전히 위축됐다”라며 “김정은이 직통전화를 외무성에 걸었는데 리용호 외무상과 김계관 제1부상이 못 받는 사고가 있었다. 그 후 김정은이 외무성을 신뢰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은 "리일규 참사, 참 잘 왔어, 우리 함께 꼭 통일 한국 만들어 보자"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그는 "리 참사는 나와 내 아내, 내 아들들이 다녔던 평양외국어학원을 다닌 동문"이라며 "북한 외무성에 있을 때 나의 탁구 라이벌이었다. 북한 외무성에서는 주요 국가기념일마다 국별 대항 경기를 하는데 나는 유럽국 부국장이라는 간부 TO로, 자격으로 경기에 나갔고 리 참사는 중남지역 담당국 대표 주자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를 이겨 보려고 무척 노력했으나 아쉽게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리 참사는 북한 외무성에서 김정일, 김정은도 알아주는 쿠바 전문가로 김정은에게 올라가는 중남미 지역 문제와 관련한 문건을 직접 작성했다”며 “리 참사는 파나마에 억류되었던 북한 선박 ‘청천강호’의 억류 문제를 해결한 공로로 ‘김정은 표창장’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리 참사는 2011년 9월~2016년 1월과 2019년 4월~2023년 11월까지 9년 정도 쿠바에서 근무했다. 그는 첫 쿠바 파견 기간 동안에는 ‘청천강호’ 억류 사건을 해결했고, 두 번째 쿠바 파견 기간 동안 임무는 한국과 쿠바의 수교 저지였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