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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 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김건희 문자’ 진흙탕 전개, 지지층 피로감 최고조

8일 TV조선, 논란의 김건희 메시지 5건 전부 공개… "자신을 낮췄다" 평가했는데
"김건희 그만 봤으면"… 기사 댓글엔 김 여사 재등판에 거부감 팽배한 분위기 역력
"옷 챙겨주고 밥 먹여준 형수님 문자에 답하지 않은 패륜"이라며 한동훈 저격 지라시도

 

8일 TV조선이 지난 총선 시기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5건 전문을 공개하면서,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선 김 여사의 문자가 공개되는 것 자체에 대해 거부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김 여사의 사과 의사를 한 전 위원장이 받아줬어야 했다는 의견과 사과 의사가 본심이 아니었다는 의견은 여전히 충돌하고 있지만, 도대체 문자 메시지가 누구로부터 공개되는 것인지 그 출처에 대한 의심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문자 논란을 끝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

 

TV조선은 이날 보도에서 “이 메시지를 보면, 김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후보 간 갈등을 중재하려 했고, 자신을 낮추는 대목도 여럿 있다”라고 김 여사에게 우호적인 앵커 멘트를 쳤다. 하지만 이 보도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면 김 여사를 옹호하는 댓글은 찾기 어렵다. 김 여사가 정치의 한복판에 또 등장한 것을 경계하고 원망하는 반응이 대다수다. 한 후보의 잘못을 지적하는 댓글은 거의 보이지 않고, 이같은 문자 논란 자체를 그만두라는 피로감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정치권에는 ‘PD계열 운동권이 한 후보를 내세워 당권을 장악하려 한다’는 지라시도 돌고 있다. 이 지라시는 “집에서 아예 식사를 하지 않는 한동훈에게 옷, 넥타이며, 식사까지 손수 챙겨주던 형수님이 굴욕적 자세로 문자를 보냈음에도 다섯 차례나 읽고도 답하지 않는 모욕감을 준 패륜”이라고 맹비난했다. 집권당 대표라 해도 ‘형수’가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응당 답변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으므로 패륜이란 것이다.

 

지라시는 “PD(민중민주 계열)계는 운동권 내에서 수십년간 비주류, NL(민족해방) 계열에 밀려 주류 권력을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상황에서 지난 조국 사태 이후 PD 계열은 본격적 분화했다”며 “그때 이후로 PD계열 진중권, 김경율 등은 보수측 목소리를 대변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한동훈을 법무부장관으로 중용하자, PD계인 진중권, 김경율 등은 차기 대권주자로 한동훈을 띄우기 시작하고,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을 맡자 본격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의 절연을 시작했다”고 논리를 폈다. 

 

또 “영남권 등의 비토분위기를 고려하면 1위는 건너간 지 오래, 2위도 수성하지 못하여 결선투표에도 올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한동훈의 당권, 대권 장악은 140년 전 김옥균의 3일 천하와 같이 PD계의 3개월 천하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는 예상”이라고 적혀 있다. 한 후보가 ‘대권을 장악’해도 정권재창출에 실패할 것이란 저주를 퍼부은 것이다.

지라시에 등장하는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지라시를 만드는 그대에게. 저 PD 출신 아니고요. 양문석 선생님(민주당 국회의원)과는 정확히 일치하고 조국 동지(전 법무부 장관)와 계열을 같이 하는 ND 출신입니다”라고 꼬집었다. ND는 PD와는 다른 학생운동 노선을 말하는데, 남한만의 사회주의 혁명을 주장하면서도 김일성에겐 친근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김 여사 문자 메시지 공개의 배후로 의심받는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연루설을 전면 부인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8일 “(문자와 관련해) 어떠한 근거와 사실 확인도 없이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이라며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TV조선이 보도한 김건희 여사 문자메시지 전문이다.

 

▲2024년 1월 15일

요새 너무도 고생 많으십니다.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부탁드립니다 ㅠㅠㅠ 다 제가 부족하고 끝없이 모자라 그런 것이니 한 번만 양해해 주세요. 괜히 작은 것으로 오해가 되어 큰 일 하시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불편할 만한 사안으로 이어질까 너무 조바심이 납니다. 제가 백배 사과드리겠습니다. 한번만 브이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떠실지요. 내심 전화를 기다리시는것 같은데 꼭좀 양해부탁드려요.

 

▲2024년 1월 15일

제가 죄송합니다. 모든 게 제 탓입니다. 제가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습니다.죄송합니다.

 

▲2024년 1월 19일

제 불찰로 자꾸만 일이 커져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 번 만 번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 뿐입니다.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습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충분히 죄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대선 정국에서 허위기재 논란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했을 때 오히려 지지율이 10프로 빠졌고 지금껏 제가 서울대 석사가 아닌 단순 최고위 과정을 나온거로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사과가 반드시 사과로 이어질수 없는 것들이 정치권에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모든걸 위원장님 의견을 따르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024년 1월 23일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습니다.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였는데 아주 조금 결이 안 맞는다 하여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의심을 드린 것조차 부끄럽습니다. 제가 모든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김경률 회계사님의 극단적인 워딩에 너무도 가슴이 아팠지만 위원장님의 다양한 의견이란 말씀에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너무도 잘못을 한 사건입니다. 저로 인해 여태껏 고통의 길을 걸어오신 분들의 노고를 해치지 않기만 바랄뿐입니다. 위원장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 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제가 단호히 결심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가지로 사과드립니다.

 

▲2024년 1월 25일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큰 맘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다 저의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조만간 두 분이서 식사라도 하시면서 오해를 푸셨으면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