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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北 형제국’ 쿠바와 공식 수교... 극비리 협의 끝에 깜짝 발표

양국 유엔 대표부, 외교 공한 교환하는 방식으로 공식 외교관계 수립
쿠바, 한때 북한의 관계 고려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관측도 있어
민간 교류 이어 온 것도 수교 성사 자양분

 

한국이 북한의 '형제국'으로 불리는 공산주의 국가 쿠바와 수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과 쿠바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양국 유엔 대표부가 외교 공한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쿠바는 한국과 공식 수교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

 

양국 주유엔 대표부가 뉴욕에서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는 소식은 예고 없이 한국시간 이날 늦은 밤 전격적으로 발표됐다. 양국의 수교 협의는 그간 극도의 보안 아래 꾸준히 물밑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사회주의 형제국’으로 끈끈한 관계를 이어온 쿠바 측이 한국과의 수교 협의가 공개되는 데 매우 민감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때 외교가에서는 쿠바와 북한의 관계를 고려할 때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쿠바는 1949년 대한민국을 승인했지만 1959년 쿠바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 양국 간 교류는 단절됐다. 다만 쿠바엔 1921년 일제강점기 멕시코에서 쿠바로 이주한 한인 후손 1100여명이 거주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은 그간 문화, 인적교류, 개발협력 등 비정치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해 왔다.

 

경제·통상·문화 등 민간 교류가 이어져 온 것도 수교 성사 자양분이 됐다. 코트라(KOTRA)가 2002년 쿠바와 처음으로 무역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05년에는 쿠바 수도 아바나에 무역관을 개설했다. 현지에선 K-드라마 열풍으로 한때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었으며, 약 1만명 규모에 한류 팬클럽 'ArtCor'도 운영 중이다.

 

외교부는 "활발한 문화 교류를 통한 양 국민 간 우호 인식 확산이 이번 양국 간 수교에도 기여했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쿠바 정부와 상호 상주공관 개설 등 수교 후속 조치를 적극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외교부는 "중남미 카리브 지역 국가 중 유일한 미수교국인 쿠바와의 외교관계 수립은 우리의 대중남미 외교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우리의 외교 지평을 더욱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

 

외교부는 "한-쿠바 수교는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 및 우리 기업 진출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양국 간 실질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쿠바를 방문하는 우리 국민들에 대한 체계적인 영사조력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날 수교로 쿠바는 한국의 193번째 수교국이 됐다. 이로써 유엔 회원국 중 미수교국은 시리아만 남았다.

 

심민섭 기자 darklight_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