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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MBC 제3노조, “윤 대통령 장모 가석방 관련 ‘아니면 말고’식 보도 책임져야”

“‘정부 관계자’ 언급하며 가석방 계획 기정사실화... 법무부, 보도 2시간 만에 반박”
“이용주 기자, 법무부에 취재 했나... 정치적 목적이었다면 목적 이룬 셈” 지적
“단독보도로 포장해 주요뉴스로 다룬 기자·데스크, 응분의 책임 져야할 것” 비판

 

MBC노동조합(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은 6일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장모 가석방 관련 ‘아니면 말고’식 보도 책임져야 한다”라며 비판했다.

 

제3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 관계자’를 언급하며 ‘고령인데다 지병 호소, 초범, 모범수 였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라며 가석방 계획을 기정사실화했다”라며 “보도 2시간 만에 법무부가 ‘검토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법무부가 아직 검토도 안 한 명단에 최은순 씨가 포함돼있다는 소리인가”라며 “이용주 기자가 법무부를 상대로 취재를 하긴 했을까”라고 반문했다. 노조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해 반감을 가진 시청자들의 감정을 자극하거나, 중도층을 화나게 할 가능성이 큰 소재”라며 “이미 좌파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선 이용주 기자의 보도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목적이었다면 그 목적을 이룬 셈”이라고 덧붙였다.

 

제3노조는 “언론의 자유는 물론 존중해야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무책임한 보도까지 존중해 줘야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해당 보도에 대해 “‘아직 결론이 안 난 얘기니 법무부가 맞다고 할 수도 없다’ 라는 식으로 주장할 것인가? 혹은 ‘MBC 보도 때문에 가석방이 무산됐고, 이용주 기자가 정의를 지켰다’라고 선전할 건가 묻고 싶다”라며 “단독보도로 포장해 주요뉴스로 다룬 기자와 데스크들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비판했다.

 

다음은 제3노조 성명 전문이다.

 

[MBC노조 성명] “대통령 장모 가석방”... ‘아니면 말고’식 보도 책임져야

 

뉴스데스크는 어제 [윤 대통령 장모 3.1절 가석방 추진..이달 말 결정] (이용주 기자)이라는 제목의 단독 기사를 보도했다. 여러모로 공영방송 보도라고 보기에 이상한 점들이 많다.

 

우선 이재은 앵커는 “최은순 씨가 가석방 대상자 명단에 포함됐다”라고 단정했다. 그런데 이용주 기자의 기사에는 “법무부는 이달 말 가석방 대상자 명단을 검토할 예정”이란다. 아직 검토도 안 한 명단에 최은순 씨가 포함돼있다는 소리인가?

 

또 이용주 기자도 취재 소스로 ‘정부 관계자’를 언급하며 “고령인데다 지병 호소, 초범, 모범수 였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라며 가석방 계획을 기정사실화했다. 보도의 전체 내용을 보면 최은순 씨 가석방 방침을 뒷받침하는 건 이 정부 관계자의 말이 유일하다. 이용주 기자가 양심을 걸고 정말 믿을 만한 취재원이었는지 묻고 싶다.

 

보도 2시간 만에 법무부가 “검토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용주 기자가 옳았는지 법무부가 맞는지 기자적 판단은 유보하겠다. 하지만 한 가지 의심이 간다. 이 기자가 법무부를 상대로 취재를 하긴 했을까? 현재로선 아닐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이 뉴스를 누가 좋아할까?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해 반감을 가진 시청자들의 감정을 자극하거나, 중도층을 화나게 할 가능성이 큰 소재다. 이미 좌파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선 이용주 기자의 보도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 만약에 정치적 목적이었다면 그 목적을 이룬 셈이다.

 

무엇보다 보도 이후 MBC의 자세는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하다. 이 기자와 데스크들은 이 보도에 대한 정부의 반응을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법무부의 반박 소식을 MBC는 한 줄도 전하지 않았다. 오늘 뉴스투데이에도 이용주 기자의 이 ‘단독 보도’에 대한 후속 보도가 단 한 줄도 없다. 이 기자는 어제 저녁 8시 자신의 리포트를 단신으로 정리해놓은 게 마지막이었다.

 

언론의 자유는 물론 존중해야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무책임한 보도까지 존중해 줘야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이는 MBC의 공신력 문제다. 또 ‘아직 결론이 안 난 얘기니 법무부가 맞다고 할 수도 없다’ 라는 식으로 주장할 것인가? 혹은 ‘MBC 보도 때문에 가석방이 무산됐고, 이용주 기자가 정의를 지켰다’라고 선전할 건가 묻고 싶다.

 

지금으로선 오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렇다면 결국 공영방송 MBC가 '유언비어 공장'이 되는 셈이다. 지금 총선을 앞두고 얼마나 민감한 시국인 줄 MBC보도책임자들은 잘 알 것이다. 고작 정부관계자 한 사람의 말을 근거로 들며 이런 휘발성 있는 소재를 단독보도로 포장해 주요뉴스로 다룬 기자와 데스크들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무엇보다 MBC가 자꾸 한쪽 방향으로만 논란을 키우는 게 심히 우려스럽다.

 

2024. 2. 6.

MBC노동조합 (제3노조)

 

심민섭 기자 darklight_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