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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MBC 제3노조 “MBC 뉴스데스크, '현근택 징계수위 흥정'을 이재명의 '엄중 대응 지시'처럼 보도"

“현근택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두루뭉술 한 문장으로만 정리”
“‘이재명 병상서 감찰 지시’ 제목, 이재명이 엄중 대응 지시한 것처럼 보도” 비판
“MBC, 한동훈 비슷한 문자 주고받았어도 같았을까” 지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희롱 논란을 빚은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같은 당 정성호 의원과 논의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에 대해 MBC '뉴스데스크'가 이를 비판하기보다는 "이 대표가 '윤리 감찰'을 지시했다"며 오히려 엄중 대응을 촉구한 것처럼 보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MBC노동조합(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은 지난 10일 성명를 통해 "어제(9일) 민주당에선 성희롱 관련 2가지 이슈가 있었다"며 "이재명 대표의 대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고 이번 총선에 출마를 준비 중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성희롱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것과 이재명 대표가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시한 문자 내용이 공개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MBC 제3노조는 "이재명 대표가 병상에서 문자로 정성호 의원과 징계 수위를 놓고 상의한 내용을 앞세우면서 정작 현근택 부원장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는 리포트 중간에 '현 부원장이 지난달 말 송년 술자리에서 한 지역정치인의 비서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두루뭉술 한 문장으로만 정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용주 기자는 또 이재명 대표가 측근 정성호 의원과 나눈 문자는 아무런 코멘트 없이 내용만을 전했다”라며 “누가 봐도 성희롱성 발언을 한 자기 측근의 징계 수위를 낮추라는 지시였고, 정성호 의원도 강경 대응 입장에서 곧바로 태세 전환한 모양새였다”라고 말했다. 노조는 “그런데 이 기자는 이런 지적은 없이 제목 [이재명 병상서 감찰 지시]에서 보이듯 마치 이 대표가 엄중 대응을 지시한 것처럼 보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친 민주당 방송이란 비난을 받는 MBC가 현근택 부원장 논란을 빼먹지 않고 보도한 것만 해도 감지덕지할 일일까”라며 “여당 인사가 비슷한 잘못을 저지르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비슷한 문자를 주고받았다면 MBC가 어땠을까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MBC노동조합(제3노조) 성명서 전문이다.

 

[MBC노조 공감터] 무슨 성희롱 사건이 일어난 건지..MBC는 ‘두루뭉술’

 

어제 민주당에선 성희롱 관련 2가지 이슈가 있었다. 이재명 대표의 대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고 이번 총선에 출마를 준비 중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성희롱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것과 이재명 대표가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시한 문자 내용이 공개된 것이었다.

 

KBS와 SBS는 상식적으로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를 앞세워 리포트를 구성했다. 현근택 부원장이 무슨 발언을 했는지와 이후 어떻게 사과했는지 등 전개 과정과 입장문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 SBS는 피해 여성의 인터뷰 내용까지 직접 전하며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그런데 MBC 이용주 기자는 관심을 달리했다. 이재명 대표가 병상에서 문자로 정성호 의원과 징계 수위를 놓고 상의한 내용을 앞세웠다. 그러면서 정작 현근택 부원장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는 리포트 중간에 “현 부원장은 지난달 말 송년 술자리에서 한 지역정치인의 비서에게 ‘너네 같이 사냐’며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라고 두루뭉술 한 문장으로 정리했을 뿐이다.

 

타사에 비하면 5분의 1도 안 되는 분량이었다. 마지못해 한 줄 걸치는 전형적인 축소 보도였다. 대선 직전 윤석열 후보를 공격하는 뉴스타파의 기사를 확인도 안 하고 베껴서 4꼭지나 보도하던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용주 기자는 또 이재명 대표가 측근 정성호 의원과 나눈 문자는 아무런 코멘트 없이 내용만을 전했다.

 

이재명 “현근택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 정성호 “당직 자격정지는 돼야 하지 않겠나. 컷오프 대상”

이재명 “너무 심한 게 아닐까요”, 정성호 “그러면 엄중 경고, 큰 의미는 없습니다.”

 

누가 봐도 성희롱성 발언을 한 자기 측근의 징계 수위를 낮추라는 지시였고, 정성호 의원도 강경 대응 입장에서 곧바로 태세 전환한 모양새 아닌가? 그런데 이 기자는 이런 지적은 없이 제목 [이재명 병상서 감찰 지시]에서 보이듯 마치 이 대표가 엄중 대응을 지시한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 대표가 정 의원과 사실상 징계 수위를 흥정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당 윤리심판원은 대의기관과 집행기관으로부터 독립된 기구라며 이번 사건을 통해 민주당에 민주적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MBC는 이런 반응은 전하지도 않았다.

 

친 민주당 방송이란 비난을 받는 MBC가 현근택 부원장 논란을 빼먹지 않고 보도한 것만 해도 감지덕지할 일일까? 여당 인사가 비슷한 잘못을 저지르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비슷한 문자를 주고받았다면 MBC가 어땠을까 싶다.

 

2024.1.10.

MBC노동조합 (제3노조)

 

심민섭 기자 darklight_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