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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검사 스피치 교육’ 명목으로 예산 2240만원 요청

여운국, “공수처 검사들 재판 경험 쌓을 기회가 없어... 검사 16명, 1인당 140만원씩” 예산 요청
국민의힘, 전액 삭감 주장... 민주당, 1400만원 예산안에 남겨
공수처 출범 이후 6185건 중 3건만 기소, 4차례 청구한 구속영장은 다 기각
검사 20여 명에 한 해 200억 가까운 예산 쓰지만 체포·구속 실적은 無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년 예산안에 ‘검사 스피치 교육’ 비용으로 2240만원을 배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날 국회 등에 따르면 이 예산은 지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심사가 진행됐다. 당시 회의에서 여운국 공수처 차장은 “공판 중심주의와 직접 심리주의 때문에 (스피치 교육을 통해) 검사들의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며 “공수처 검사들이 재판 경험을 쌓을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수처는 교육 대상으로 검사 16명이며, 예산은 1인당 140만원씩 총 2240만원이 든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이에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검사 스피치 교육 내용을 보면 공판 역량 강화와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라며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공수처가 법사위에 낸 자료를 보면 ‘검사들이 시간적 여유가 없어 이틀간 단기 교육을 하겠다’고 한다. ‘검사 스피치 교육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민주당은 전액 삭감에 반대했다. 민주당은 공수처가 요청한 금액에서 840만원을 삭감하고 1400만원은 예산안에 남겼다. 최종 액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공수처 관계자는 “현재 공수처가 진행 중인 재판이 세 건뿐이라 검사들이 공판 진행 경험을 쌓을 기회가 거의 없다”라며 “인력 구조상 선배 검사가 후배 검사에게 공판 경험을 전수할 수 있는 상황도 안 되기 때문에 외부 교육을 위한 예산을 국회에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수처가 출범한 이후 접수된 사건 6185건 중 3건만 기소했는데 첫 기소 사건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검사 20여 명에 한 해 200억 가까운 예산을 쓰면서 체포·구속 실적이 없다. 출범 후 4차례 청구한 구속영장이 다 기각됐기 때문이다. 한 법조인은 “제대로 된 수사 성과가 없는 공수처에 국민 세금으로 검사들 스피치 학원비까지 내줘야 하느냐”라고 했다.

 

공수처는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 취임과 함께 2021년 1월 21일 공식 출범했다. 2021년 공수처 예산은 예비비 포함 232억 1800만원 중 139억 4600만원(60.1%)이, 지난해엔 197억 770만원 중 142억 9670만원(72.6%)을 사용했다. 공수처에 배정된 2023년도 예산은 176억 8300만원이다. 공수처는 내년도 예산으로 202억 400만원을 요청했다.

 

 

한편 지난 10일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 도중 김 처장이 여 차장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공개된 사진에서는 여 차장이 "강경구, 호제훈은 저랑 친한데 수락 가능성이 제로입니다”라며 “강영수 원장님도 수락할 것 같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김 처장은 "예 알겠습니다. 수락 가능성 높다고 사람 추천할 수도 없고요"라며 "지난번에도 처장 후보로 검사 출신은 그래도 오겠다는 사람들 있는데 판사 출신은 쉽지 않을 겁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화에서 언급된 인물들이 모두 판사 출신 변호사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선 공수처장과 차장이 후임 공수처장 추천에 개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처장과 차장이 본인들을 지켜줄 공수처장 후보를 물색하고 있고, 수락할지 여부를 알아보고 있다”라며 “이걸 누구한테 전달하려 한 게 아니었나"라고 질책했다.

 

이에 김 처장은 “인선에 관여하려던 게 아니다”라며 "우리가 후임 공수처장이 누가 될 지에 대해서 예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심민섭 기자 darklight_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