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구에서 만나 환담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열린 ‘2023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와 칠성시장 방문 등의 일정을 마치고 달성군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사저에 찾아갔다.

두 전·현직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모식’ 이후 12일 만에 재회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달성군 사저를 찾은 건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집 현관 계단 앞에서 윤 대통령을 맞았다. 윤 대통령이 “지난번에 왔을 때보다 정원이 잘 갖춰진 느낌이 든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께서 오신다고 해 며칠 전에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 이발까지 한 거죠”라며 답했다.

이후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거실에서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한 가운데 1시간가량 환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 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당시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어떻게 그걸 다 읽으셨냐”면서 수소차 산업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대화를 마치고 헤어지면서 윤 대통령은 “다음에 서울 올라오시면 제가 한 번 모시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방문 관련>

유튜버 성창경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은 정치판에서 많은 배신을 받아왔다”라며 “이준석, 유승민 등 국민의힘에 있는 사람들도 탄핵에 찬성 표를 던졌기에 박 전 대통령이 정치판에 발을 내밀거나 발언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럽고, 트라우마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추측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 법치를 파괴하고 정통성을 무너뜨리려 하는 이재명 세력이 다음 총선에서 다시 과반 이상 차지하면 안 된다”라며 “전·현직 대통령의 이런 모습은 보수진영에 큰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https://youtu.be/bX-xTVgXTJ8 (성창경TV)

유튜버 최병묵은 “박 전 대통령은 윤석열 검사 시절 수사했던 대상자였다”라며 “’대구·경북에 대한 국민의힘 지지율이 흔들린다’는 얘기가 나오자 무리한 일정을 잡아가면서 한때 본인의 수사 대상이었던 사람에게 어찌 보면 구애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대단한 변화”라며 “윤 대통령은 자존심이 강한 스타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럼에도 12일 만에 박 전 대통령을 찾아간 것은 결국 ‘대구·경북의 민심을 붙잡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https://youtu.be/rQBytQWS7Rs (최병묵의 FACT)

반면 유튜브 시사건건은 한 언론 기사를 읽은 후 “이게 기사냐”라며 “누나를 감옥에 보낸 동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돌아보면 당시 국정농단 수사가 심했다”라며 “그렇게 공격당하고 박 전 대통령이 피해자인데 해맑게 웃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무죄다’, ‘탄핵 무효다’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고 피눈물을 흘려가며 투쟁했던 사람들은 ‘이게 뭐야’라고 할 것 같다”라며 "“윤 대통령이 12일 만에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건 탄핵이 무서워서 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https://youtu.be/ap2orPuy1hA (시사건건)

심민섭 기자 darklihgt_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