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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3노조 "대선 하루 전 PD수첩 방송은 미디어 악용한 부정선거"

대장동 관련 "뉴스타파는 짜깁기 녹음, MBC는 검증 없이 보도"
후보 단일화 및 검찰 개혁 관련 악의 보도…편파 수준 넘어
노조 "더이상 특정 정치세력의 선거운동 도구로 추락해서 안돼"

 

MBC 제3노조(이하 MBC노조)는 12일 지난 대선 전날 MBC PD수첩이 뉴스타파의 짜집기 조작 인터뷰 보도를 그대로 방영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은 미디어를 악용한 부정선거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 10일 <PD수첩은 대선 전날 김만배 거짓말 녹음을 틀었다> 제하의 성명서를 내고, 대선 전날 밤 MBC PD수첩이 인터넷매체 뉴스타파의 짜깁기 인터뷰 보도를 검증없이 내보냈다고 비판했다.

 

성명에 따르면 지난해 대선 하루 전날이었던 3월 8일 MBC PD수첩은 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대선 D-1, 결정하셨습니까?>라는 제목의 방송을 했다. 방송에서 PD수첩은 대선 TV토론의 핵심 키워드를 '대장동'으로 지목한 뒤, 뉴스타파가 이틀 전 보도한 김만배씨와 신학림씨의 인터뷰 내용을 1분여에 걸쳐 내보냈다.

 

당시 뉴스타파는 대장동 사건 주범 김만배씨와 민노총 언론노조 신학림씨의 인터뷰를 짜깁기해 '대장동 사건은 윤석열 검사의 봐주기 수사에서 출발했다'는 취지의 영상을 만들고, 이를 기사로 보도했다.

 

그런데 문제는 PD수첩에서 짜깁기 녹음을 틀면서 뉴스타파의 별도 해설도 자막까지 붙여 내보냈다는 점이다. 방송 자막은 "윤석열 당시 부산저축은행 부실 대출 사건 주임 검사가 이 사건에 어떻게 관여했는지도 언급합니다"라는 것이었다.

 

녹음본 방영 뒤에는 송영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발언을 잇달아 들려줬다. 송 대표는 "왜 대장동 몸통이 윤석열과 박영수인가가 증명되는 녹취록이 공개됐다"고 말했으며,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고 소리를 높였다.

 

MBC노조는 대장동 사건 외 다른 대목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단일화 관련 이재명‧김동연 후보의 단일화는 30초간 긍정적으로 다룬데 비해,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내용은 4분 동안 다뤘다. 안 후보가 윤 후보를 비판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부정적으로 다뤘다.

 

또한 검찰 개혁 관련,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겠다는 이재명 후보 공약에 대해 약 1분간 방송했던 가운데, 윤석열 후보의 법무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에 대해서는 참여연대와 민변이 개최한 기자회견 화면과 윤 후보를 비난하는 구호부터 방송해 편파방송에 대한 의구심을 더했다.

 

이에 MBC노조는 "20대 대선 전날 PD수첩 방송은 미디어를 악용한 부정선거나 다름없었고, 이를 방치하면 다음 선거 때도 PD수첩의 작가와 PD들이 똑같은 짓을 반복할 것"이라며 "더 이상 공영방송이 특정 정치세력의 선거운동 도구로 추락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그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MBC노조 성명서 전문.

 

<PD수첩은 대선 전날 김만배 거짓말 녹음을 틀었다>

 

MBC PD수첩은 20대 대선 바로 전날인 2022년 3월 8일 '대선 D-1, 결정하셨습니까?'라는 제목으로 방송했다. 서정문 PD는 오프닝에서 "대선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을 집중 점검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그런데 방송 내용을 보면 과연 그런 의도로 만들었는지 대단히 의심스러웠다.

PD수첩은 20대 대선 최대 이슈가 대장동 비리였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런데 이를 다룬 4자 토론 내용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대장동 특검을 하자며 공격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사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대장동 특검에 완강하게 반대했었다. 그러다 2021년 12월 특검 찬성으로 돌변했다. 이미 대선 전 특검 수사가 불가능해진 시점이었다. PD수첩은 그런 과정은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PD수첩은 대장동 자금의 뿌리가 논란이라면서 김만배 신학림의 거짓말 녹음을 방송했다. "(윤석열 중수2과장이) 네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 OOO 검사가 커피 뭐하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는 김만배의 거짓말을 자막까지 붙여가며 방송했다.

녹음 내용의 진위에 대한 취재 흔적은 없었다. 인터넷으로 조금만 검색해도 녹음 시점부터 공개까지 사이에 김만배의 말이 달라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PD수첩 제작진은 그런 건 알 필요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

PD수첩은 김만배 녹음 뒤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붙였다. 송영길 대표는 "왜 대장동 몸통이 윤석열과 박영수인가가 증명되는 녹취록이 공개됐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고 일갈했다. 지금 들으면 기가 막힌 말들이다. 그리고 PD수첩이 원하는 게 무엇이었는지 어린아이도 눈치챌 수 있을 것 같다.

PD수첩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은 그게 다가 아니다. 정책과 공약을 점검한다더니 후보 단일화 문제를 길게 설명했다. 그나마 편파적이었다. 먼저 이재명-김동연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설명만 했다. 시간은 30초 정도에 불과했다.

반면에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4분 넘게 잘근잘근 씹어댔다. 안 후보가 윤 후보를 비난했던 과거 발언까지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섬뜩한 악의가 느껴졌다. 두 후보의 단일화에 대한 시민 인터뷰는 균형을 갖추는 척했지만 비난하는 목소리가 훨씬 자극적이었다.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을 비교한다면서, 주택공급 공약이 이재명 후보는 311만 채 윤석열 후보는 250만 채라고 그래프를 그려 비교했다. 문재인 정부 때 집값을 폭등시킨 부동산 정책 실패와 그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생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겠다는 이재명 후보 공약에 대해 약 1분간 방송했다. 검찰의 민주당 비리 수사를 막으려 한다는 우려는 외면했다. 그러니 전문가 반박 인터뷰가 겉돌 수밖에 없었다.

윤석열 후보의 법무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에 대해서는 맹공을 퍼부었다. 참여연대와 민변이 개최한 기자회견 화면과 윤 후보를 비난하는 구호부터 방송했다. 전문가들 찬반 인터뷰도 누구나 들으면 교묘한 편파 수준을 넘었다고 인식할 것이다.

20대 대선 전날 PD수첩 방송은 미디어를 악용한 부정선거나 다름없었다. 이를 방치하면 다음 선거 때도 PD수첩의 작가와 PD들이 똑같은 짓을 반복할 것이다. 더 이상 공영방송이 특정 정치세력의 선거운동 도구로 추락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그것을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