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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새 핵잠수함, ‘기존 잠수함 짜깁기한 수준’...정상운용 어려워”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로 핵잠수함 건조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될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돼”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새 전술핵공격잠수함에 대해 ‘기존 잠수함을 짜깁기한 수준’으로 ‘기괴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낡은 잠수함을 개조해서는 핵 투발 수단으로서 효과를 내기도 어렵다며 정상 운용도 어렵고 위협도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브래들리 마틴 랜드연구소 수석 정책 연구원 겸 국가안보 공급망 연구소 소장은 지난 8일(현지 시간) 북한이 공개한 새 잠수함은 “기괴한 겉모습을 하고 있다”며 “전혀 위협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미 해군에서 30년간 복무하며 잠수함장과 주일미군 작전참모, 합동참모본부 작전분석가를 역임한 마틴 소장은 “북한이 공개한 핵 잠수함의 능력이 과장됐다”며 북한이 그저 핵 능력을 외부에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새 핵잠수함이라고 명명해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북한이 1960년대 운용하던 낡은 디젤식 잠수함을 개조해 전술핵을 탑재한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운영을 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마틴 소장은 “로미오 잠수함은 디젤 전기 잠수함이기 때문에 운항 시간에 제한이 있어 장시간 바다에서 잠행하는 것이 어렵다”며 “그것은 쇼”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SLBM 능력과 별개로 잠행성에 제한이 있는 잠수함으로는 보복 핵 공격 능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매우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북한의 잠수함을 연구·분석해온 조셉 뎀프시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도 VOA에 북한이 공개한 핵잠수함은 기존에 갖고 있던 노후 잠수함을 개조한 것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뎀프시 연구원은 “내가 2019년 7월에 분석했던 북한의 잠수함과 비교했을 때 외관상 큰 차이가 없다”며 “신형 잠수함은 기존의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조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잠수함 함미의 프로펠러 부분이 가려진 것은 이 잠수함의 기원을 감추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했다. 그는 “새로 진수된 잠수함은 지난 2019년 김정은이 신포 조선소를 방문했을 당시 북한이 과시했던 잠수함과 동일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8일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을 건조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외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잠수함은 함상에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작은 발사관 6개와 큰 발사관 4개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VOA에 잠수함에 설치된 발사관 형태를 봤을 때 장거리가 아닌 단거리, 즉 한국이나 일본을 겨냥하는 데 더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탄도미사일이나 지상 공격 순항미사일 등 단거리 미사일 발사용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현재 북한이 탑재할 미사일의 종류가 무엇일지는 불분명하지만 “북한이 최근 열병식에서 선보이고 있는 초대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도록 구성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단기적으로는 물론이고 중장기적으로도 핵잠수함 분야에서 미국에 전략적 위협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강조했다.

 

미 해군참모대학 미래전 연구소장으로 잠수함 전략을 연구하는 샘 탕그레디 교수는 VOA에 “해상의 잠수함에 핵무기를 배치해 발사하는 것은 지상 핵무기 발사보다 훨씬 더 어렵다”며 북한은 미국을 타격할 만큼의 사거리와 정교함을 갖춘 SLBM을 보유할 역량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새 핵잠수함도 “구식 설계로 소음이 커 탐지가 가능하다”며 역내 전략적 셈법을 전혀 바꾸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디젤 추진 잠수함을 핵추진 잠수함으로 개조하는 것은 공학적, 비용적 측면에서 타당하지 않다”며 “북한의 산업 역량은 새롭게 핵잠수함 함대를 구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탕그레디 교수는 “현재 북한 해군이 운용하는 잠수함의 대부분은 구소련이 설계한 것으로 소련에서 건조됐거나 소련의 공급망을 통해 자재를 제공받아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로 북한이 핵잠수함 함대나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조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브래들리 마틴 소장도 “핵추진잠수함 개발과 건조는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며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를 계기로 핵잠수함 건조 기술 등 핵심 군사 분야 기술이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이전될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