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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미 전문가들 “북한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비난, 과학적 근거 없어”

“일본 방류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핵종 양은 세계보건기구(WHO) 식수 기준보다 적은 수준”
"태평양엔 삼중수소 뿐만 아니라 훨씬 더 많은 양의 다른 자연 방사성 핵종들 존재...방류시 탐지조차 어려워"

 

미국의 전문가들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북한의 주장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 오리건 주립대 핵공학과 캐서린 히글리 교수는 2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자연과 인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관련 연구를 진행했던 히글리 교수는 북한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중단을 촉구하면서 오염수에 다량의 방사성 핵종이 포함됐다고 주장한 것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히글리 교수는 “우리 환경은 이미 자연적으로 방사능에 오염돼 있다”며 “일본이 방류하려는 오염수에 포함된 것과 동일한 방사성 핵종의 상당수는 이미 자연적인 원인이나 과거 무기 사용으로 인해 낮은 농도로 환경에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과학적 측면에서 봤을 때 일본이 방류하려는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핵종의 양은 “세계보건기구의 식수 기준보다도 적은 수준”이라며 “너무 낮은 수준이어서 여기에서 비롯되는 나쁜 영향은 관찰될 수조차 없다”고 했다. 도쿄전력은 ALPS 정화 처리를 통해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의 경우 바닷물과 희석해 농도를 리터당 1500 베크렐(Bq) 미만으로 만들어 내보내기로 했다. 이는 일본의 자국 기준치인 리터당 6만 베크렐의 40분의 1, 세계보건기구(WHO)의 음용수 기준인 리터당 1만 베크렐의 7분의 1 수준이다.

 

지난 24일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하자 북한은 “인류에게 핵재난을 들씌우는 것도 서슴지 않는 반인륜적 범죄행위”라며 일본에 방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방사성 물질이 다량 함유된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지구 생태환경을 파괴하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반인륜적인 행위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며 “일본이 ‘깨끗한 물’이라고 강변하면서 국제사회를 기만우롱하고 있지만 여기에 트리튬(삼중수소) 외에도 세슘, 스트론튬, 루테늄을 비롯해 극히 위험한 방사성핵종들이 다량 함유되여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립증되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것이 바로 쩍하면 주변나라들의 ‘핵위협’을 떠들어대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주창하고 있는 일본의 이중적 면모”라며 “상상만 해도 끔찍한 핵오염수 방류는 핵전범국이며 핵주범인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그 무슨 ‘보증’이나 ‘담보’를 한다고 하여 용납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앞서 중국 정부도 지난 22일 자국 주재 일본대사를 불러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방침에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쑨웨이동 부부장이 다루미 히데오 일본대사를 초치해 일본의 방류 결정은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문제를 연구했던 국제 환경과학 전문가인 짐 스미스 영국 포츠머스대 교수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다고 VOA는 전했다.

 

스미스 교수는 일본이 방류하는 후쿠시마 오염수는 ‘처리된 폐수’라며 “따라서 거의 모든 방사능이 물에서 제거됐고 남은 것은 세슘과 스트론튬, 그리고 삼중수소와 같은 아주 미량의 방사성 핵종”이라고 했다.

 

이어 “자연 삼중수소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방사성 핵종으로 태평양에는 이미 많은 양의 삼중수소뿐만 아니라 훨씬 더 많은 양의 다른 자연 방사성 핵종들이 존재한다”며 “(이들 핵종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바닷물과 희석되기 때문에) 방류 시 탐지조차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VOA에 방류 안정성을 점검해 온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기술적 기구’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 기구의 독립적 평가를 신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첫째, 일본은 삼중수소에 오염된 물을 점진적으로 방출할 계획”이라며 “이 물에서 다른 방사성 핵종은 제거됐고 IAEA가 승인한 기준에 따르면 인간에게 허용할 수 없는 방사선 수준을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방사능 방류가 이런 기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IAEA는 자체적으로 독립적인 검증 및 보고 시스템을 구축해 국제사회가 진행 상황을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런 독립적인 보고는 정치적 오염 없이 모든 IAEA 회원국이 정확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