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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때, 정율성 국가유공자 서훈까지 추진...부결되자 김원봉 서훈 추진도

2017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 방중 직후
“당시 청와대 주문에도 불구, 보훈처도 ‘지나치다’ 난색”...부결
“시진핑 답방 의식해 한중 우호의 상징적 인물로 띄우기 위해” 해석도

 

문재인 정부가 중국 인민해방군가와 북한의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해 북·중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귀화 중국인 정율성(鄭律成·1914~1976)을 대한민국 국가유공자로 추서하는 절차를 진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국가보훈부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정율성 서훈 추진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7년 12월 13~16일 방중(訪中) 직후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를 통해 이루어졌다. 정율성의 유족이 문 대통령 방중 13일 후인 12월 29일 경기남부보훈지청으로 포상 신청을 했다.

 

보훈처는 곧바로 심의에 들어갔고 청와대 측에서도 보훈처에 추서를 긍정 검토할 것으로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훈처 내부에서도 광복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북한에서 지역 선동부장을 맡고 인민군가를 작곡한 인물을 대한민국 유공자로 추서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율성이 해방 전 중국으로 넘어가 항일 운동을 했다는 행적도 객관적으로는 입증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018년 제3회 독립유공자 제1공적심사위원회 제3분과 위원 회의에서 ‘활동 내용의 독립운동 성격이 불분명하다’는 사유로 부결됐다.

 

당시 청와대는 ‘정율성 국가유공자 만들기’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다는 것이 보훈부 관계자들 증언이다. 광주시가 국비 48억원을 들여 정율성 기념공원 계획에 착수한 것도 문 정부 임기 중이던 2020년이다.

 

정율성은 광주 태생 한국인으로 북한으로 넘어가 황해도 선동부장을 맡고 대표적인 군가를 지었고 이후 중국으로 귀화해 중국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함으로써 영웅 대접을 받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문 정부가 한중 우호를 위한 상징적인 인물로 그를 선택해 띄우기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12월 중국 방문 기간 베이징 대학교에서 연설을 하면서 “광주시에는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한국의 음악가 정율성을 기념하는 ‘정율성로’가 있다. 지금도 많은 중국인이 ‘정율성로’에 있는 그의 생가를 찾고 있다”며 ‘정율성’을 매개로 한 중국과의 인연을 강조하려 했다.

 

아울러 문 전 대통령 방중 직후 정율성 유공자 만들기에 급히 추진한 배경에는 ‘시진핑 답방’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 주석이 방한했을 때 광주 정율성로나 정율성 기념관 등을 방문시켜 광주와 정율성을 한중 친선의 상징으로 삼고자 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문 정부는 그러나 2018년 보훈처에서 정율성 포상이 부결로 일단락되자 이듬해인 2019년 6·25 남침 공로로 북에서 훈장을 받은 김원봉 서훈에 나섰다. 의열단장이자 조선혁명간부학교장이던 김원봉은 본명이 정부은인 정율성에게 ‘음악으로 성공하라’는 뜻으로 ‘율성(律成)’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인물이다.

 

문 전 대통령은 각종 논란에도 김원봉을 ‘국군의 뿌리’라고 공개 발언하며 그를 유공자로 만들려고 했으나, 일부 심의위원이 대한민국을 적화 통일하려 한 김일성 정권의 부역자를 대한민국 국가유공자로 포상할 수는 없다며 저항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