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3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에 대해 해임을 위한 청문 절차 개시를 통보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최근 방문진 검사감독 과정에서 일부 이사의 부적절 행위가 확인돼 해임 절차에 착수하게 된 것으로 안다”면서 “오늘 권 이사장과 김 이사에게 해임을 위한 청문 절차 개시를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에 태만하고 주식 차명 소유 의혹을 받는 안형준 MBC 사장을 무리하게 선임한 것 등이 해임 추진 사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는 안 사장에 대한 특별 감사에 방문진 이사가 참관인으로 참여한 것이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통위는 이달 중순께 두 사람에 대한 청문 실시 후 방통위 전체 회의에서 해임을 의결할 전망이다.
현 방문진 이사회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8월 출범했으며 전체 9명 중 여권 추천 이사 3명, 야권 추천 이사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앞으로 야권 추천인 권 이사장과 김 이사가 물러난 뒤, 여권에서 추천하는 보궐 이사 두 명이 임명되면 여권 이사가 5명으로 늘어 다수가 될 수 있다.
KBS이사회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야권 추천 윤석년 이사를 해임한 데 이어 남영진 KBS 이사장에 대한 해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방통위는 현재 이동관 차기 위원장 후보가 지명돼 인사청문회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여당 추천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 야당 추천 김현 위원 3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권 이사장은 이날 오전 감사원 감사 대면조사를 위해 감사원에 출석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엇을 근거로 방문진 일부 이사들에 대한 해임 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면서 “공영방송 MBC를 장악하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무법적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정언론국민연대 등은 지난해 11월 MBC가 공영방송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투자 손실을 내거나 적자 경영을 방치했는데도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방문진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면서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이에 감사원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는 지난 3월 “청구 사항이 규정상 요건에 해당하고 감사를 통해 청구 내용의 확인·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MBC의 투자 사업 손실 등 6개 항목에 대해 감사 착수를 결정했다. 방문진에 대한 감사원 실지 감사는 오는 18일까지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