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언론재단)이 연간 약 30억 원에 이르는 언론진흥기금 비영리민간단체 보조금 사업을 집행하면서 심사 점수를 조정해 특정 단체들에 보조금이 지급되도록 하는가 하면 28개 사업 2억7500만 원은 관련 증빙이 없어 사업 집행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언론재단이 2018년부터 5년간 언론진흥기금 및 법인회계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사업 639건에 대해 지난 6월19일부터 한달 여 동안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조사결과 2021년 단체지원 1·2차 공모 심사를 하면서 한 위원이 “선정 결과를 바꾸자는 제안이 나오면 가능한가”를 묻자 간사가 “위원님들끼리 합의해 심사점수를 조정하면 된다”고 허용했다. 이어 2개 사업의 점수조정이 있었고 이를 취합해 확인했으며 순위권 밖의 또 다른 사업 역시; 이같은 점수 조정을 통해 선정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의 ‘공모사업심사위원회운영지침’에 의하면 심사회의를 하는 경우 회의록을 보관하도록 돼 있지만 조사팀이 재단 그룹웨어를 확인한 결과 2018년~2020년 단체지원사업 공모 심사회의 회의록은 확인이 안 되고 2021~2022년만 확인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20~2021년 미디어교육 시설단체지원 28개 사업은 이체 확인증, 세금계산서, 강의확인서 등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증빙이 없어 사업 집행 여부조차 판단이 불가능했다. 규정상 이처럼 증빙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사업비 집행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밖에도 재단 보조사업 단체가 심의·의결된 사업 주제를 변경하면서 심사위원 2인의 승인 절차도 거치지 않았는데도 그대로 사업을 시행한 3건도 적발됐다.
또한 2022년 3000만원짜리 모 협회 행사 외주용역은 계약서나 비교견적서 등이 첨부되지 않아 계약체결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고, 2021년 모 협회 행사 당시 4500만원 상당 장비 임차 건은 별도 증빙도 없이 수의계약을 했다.
언론재단은 보조금 사업 집행과 관련한 이 같은 비리가 드러남에 따라 지난달 31일 관련자들을 서울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