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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깡통 보고서" 주장에...한국인 최초 미국 물리학회장 "IAEA는 과학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단체 중 하나" 지적

5일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 간담회’에 한인 과학기술 석학 참여
"현재 한국의 상황은 과학자 입장에서 참담할 정도”
김현기 중앙일보 순회특파원 “IAEA 북핵 사찰도 안 믿을 것인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제기구마저 ‘돌팔이’ 취급"

 

국제원자력기구(IAEA) 종합 보고서를 ‘깡통 보고서’, ‘일본 맞춤형 용역 보고서’라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정치권 안팎과 과학계 등의 비판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5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 간담회’에 참석한 해외 한인 과학기술 석학들은 “현재 한국의 상황은 과학자 입장에서 참담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영기 미국 시카고대학교 석좌교수는 “IAEA는 과학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단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제51대 재미과기협 회장이자 미국 디스커버리지가 선정한 '21세기 세계 과학을 이끌 20인의 과학자'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김 교수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물리학회장에 선정돼 2024년부터 임기를 맡는다.

 

유정하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과학적, 합리적 근거 없이 반대하는 사람들은 나중에 진실이 밝혀져도 틀린 주장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지만 그동안 초래되는 사회적 비용과 국민적 불안은 누가 책임지나”라며 “과학적인 신뢰성을 논하는 공론화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시민 불안이 증폭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처리를 거쳐 방류된 오염수가 우리나라 해역 어패류에 영향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 논리라면 오염수가 먼저 도달하는 태평양 원양어업은 다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IAEA 보고서에 대한 맹목적 불신에 대해 과학기술 석학들은 입을 모아 경고했다. 김준범 프랑스 트루아공대 교수는 “현재 파리에서 벌어지는 시위에서 보듯 프랑스도 국민들이 격렬하게 의사를 표현하는 나라지만, 과학자들이 내놓은 연구 결과를 부정하거나 의심하는 일은 없다”며 “과학적인 팩트를 기반으로 ‘이런 측면을 더 살펴보자’ ‘이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친다”고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과학적 사실의 무분별한 정쟁화도 지적했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석좌교수는 “과학은 숫자와 팩트의 싸움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지금 (한국 상황은) 그렇지 않다”면서 “국제기구의 과학적 데이터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상황을 보니 당혹스럽다”고 했다. 좌장을 맡은 김명자 KAIST 이사장(전 환경부 장관) 역시 “국민의 불신이 높고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과학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기 중앙일보 순회특파원 겸 도쿄총국장도 6일 중앙일보 사설을 통해 “IAEA 북핵 사찰도 안 믿을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특파원은 “나중에 IAEA 사찰단이 북한 핵시설을 검증한 뒤에도 "IAEA 분담금 1위가 미국이니 이 사찰 보고서는 못 믿겠다"고 할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죽하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4일 회견에서 '포괄적, 중립적, 과학적, 객관적, 실증적, 헌신적, 학술적'이란 온갖 용어를 반복하고 "IAEA는 '디(The) 권위(authority)'"라 항변했을까”라고 토로했다.

 

김 특파원은 “"똥을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는 먹을 수 없다"는 야당이야 어차피 나중에 "아님 말고!"로 끝내겠지만, 그 부끄러움은 고스란히 대한민국, 대한민국 국민 몫”이라고 강조했다. 또 “누구 말이 괴담이었는지도 곧 드러날 것”이라면서 “언제까지 대한민국을 수용과 존중의 나라가 아닌 부정과 싸움의 거친 나라로 방치할 것인가”라고 피력했다.

 

 

국민의힘은 “선동을 위해 국제기구마저 ‘돌팔이’ 취급을 하니, 대체 어느 나라 정당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4일 논평을 통해 “11개 국가의 원자력 분야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IAEA TF가 거의 2년 동안 작업한 결과인 만큼, 우리 역시 국제사회의 중추국가로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이런 행위는 과학 부정이자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에 참여한 많은 국가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대한민국 국격을 떨어뜨리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