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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안하는 조건으로 1100만원 갈취"...'소규모 노조' 금품ㆍ돈 갈취 사례 다수 적발

누구나 노조 만들 수 있다는 점 악용해 소규모 노조나 공익단체 설립, 현장에서 돈 요구
“우리를 채용해달라”고 요구하며 3개월간 1500만원 갈취하기도 해

 

노동조합이나 공익단체의 외형만 갖춘 뒤 건설사들을 협박해 금품, 돈을 갈취한 사례들이 경찰에 다수 적발됐다.

 

현행법상 노조는 2인 이상이면 설립할 수 있다. 이에 누구나 노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소규모 노조나 공익단체를 설립해 현장에서 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노조를 만들면 소위 ‘돈이 된다’는 소문에 소규모 건폭들이 우후죽순 늘어났다”며 “건설노조 간부들이 현장에서 금품을 쉽게 갈취하는 행태를 그대로 따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21년 12월 A노조는 대전아파트 건설 현장 수십 곳에서 현장 소장들에게 법적으로 근거가 없는 노조 전임비 명목으로 1억1800만원 상당을 갈취했다. 이에 대전경찰청은 최근 A노조 위원장을 구속했다. A노조는 지난 2020년에 설립된 10여 명의 소규모 노조로,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노조로서 실제 활동했는지 알 수 없다.

 

전 민주연합 전설국건설산업노조 간부 B씨는 지난 3월부터 건설 폐기물 매립 업체 2곳을 상대로 “폐기물을 매립할 때 땅에 물을 뿌리지 않는 것을 고발하겠다”고 협박해 1100만원을 갈취했다고 경기 이천경찰서는 밝혔다. B씨와 그의 동료는 다른 건설 업체 2곳을 상대로도 유사한 수법으로 총 1800만원을 협박했다가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원이 3명뿐인 C노조는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우리를 채용해달라”고 요구하며 작년 4월부터 3개월간 1500만원을 갈취했다. 경찰관계자는 “애초에 노조원이 3명뿐이라 채용을 할 수가 없는 구조”라며 “과거 조직폭력배 활동을 했던 사람이 노조원 3명 중 2명이었다”고 했다.

 

정체가 불분명한 각종 공익단체들도 건설 현장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수도권 20개 건설회사들을 상대로 후원금 등 명목으로 108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환경관리협회 대표 D씨를 지난달 말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D씨는 환경 단체를 사칭하기 위해 환경관리협회라는 1인 사업체를 설립한 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수도권 건설사들을 상대로 “환경관리협회 직원인데 폐기물 혼용 배출 등 위법 민원이 접수돼 고발하겠다”는 방식으로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장의 건설 업체 직원들은 이 같은 노조를 두고 ‘합법적 활동의 탈을 쓴 범죄 집단’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한 중소 건설 업체 대표는 “이들이 현장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여 공사를 하루만 못 해도 수천만원의 손실이 생기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주기 일쑤”라고 했다.